복지부 "주치의ㆍ장애인 참여 유도ㆍ독려에 집중할 계획"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오는 9월부터 ‘장애인 건강주치의 3단계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것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는 중증장애인이 주치의를 선택해 만성질환ㆍ장애상태 등을 지속적ㆍ포괄적으로 관리받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번 시범사업의 경우 지체ㆍ뇌병변ㆍ시각 장애 유형에만 제공되던 주장애관리 서비스가 정신 장애 유형으로 확대되며, 일반건강ㆍ통합관리 주치의가 장애인을 비용 부담 없이 고혈압ㆍ당뇨병을 검사하는 바우처를 제공하고, 방문서비스(방문진료ㆍ방문간호)가 연 18회로 늘어난다.
또한 교육상담 대상자에 ‘장애인 보호자’를 포함해 의사소통이 어려울 경우 주치의가 보호자에게 교육상담을 제공하도록 했으며, 특히 10분 단위로 교육상담료 세분화와 방문진료료Ⅰ 신설한다.
교육상담료의 경우 의원과 병원, 종합병원 모두 교육상담을 ▲10분 이상 20분 미만 시 1만3680원 ▲20분 이상 30분 미만 시 2만4080원 ▲30분 이상 시 3만4480원 등으로 수가가 책정하며, 방문진료료Ⅰ 일차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의 방문진료료Ⅰ와 동일한 12만700원으로 책정된다.
그러나 장애인단체들은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이 시범사업을 위한 시범사업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우선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1차 시범사업 결과 주치의 시범사업을 경험한 장애인은 사업대상자인 중증장애인의 0.1%인 1146명에 불과했으며, 장애인 건강주치의로 참여한 의사는 339명으로 의사 1명당 3000명의 중증장애인을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 주치의제도’가 무엇이고 대상자가 누구이며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임은 물론, 3년의 시범사업 기간 동안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나 개선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없었다”면서 “‘장애인 건강주치의’는 이미 ‘장애인건강권법’에 법적 근거가 명시돼 있어도 의미 없는 시범사업만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정부가 3단계 시범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나, 그간 시범사업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무엇이며 왜 다시 시범사업을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적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서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장애인들의 기대감은 본사업으로 전환되는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에 불안감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교육료 세분화와 방문진료료 신설 등 수가부분을 보강해 공급자인 주치의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장애인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부분을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선안을 토대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에서 밝힌 지적사항을 해결하고자 3단계 시범사업 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들을 반영해 개선하려 한다”고 밝혔으며, “심평원과 건보공단과 함께 대상자들을 상대로 문자를 보내고 있으나, 사업대상자인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대상자가 아닌 장애인들은 알림을 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애인 단체들과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나 개선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나서 1차년도, 2차년도 연구용역을 통해 장애인 설문조사 등을 시행한 바 있고, 작년에 개최한 공청회나 심포지엄 등에서 장애인단체 관계자, 관련 주치의 또는 담당자분들이 참석해 개진한 의견을 수렴해 이번 시범 사업에 반영했다”고 해명했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를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해당 시범사업이 '주치의 제도' 또는 '주치의 등록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지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의협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 진료ㆍ처방 등이 한시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사람 등 한해 전화상담ㆍ처방이 가능한 것이 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복지부 등 정부가 의료계가 반대하는 부분에 대해 처음에는 작았던 부분이 시범사업 등을 통해 본 제도로 정착되는 과정이 많았던 만큼,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비대면 진료’ 등의 추진 가능성 등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kmj633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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