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
담배를 즐기는 것은 자유이지만, 흡연자들조차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분명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흡연자들의 금연 성공률은 그리 높지 않다. 특히 ‘담배를 끊으면 살이 찐다’는 속설에 선뜻 금연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잖다.
하지만 금연에 도전하면서도 건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365mc 영등포점 소재용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봤다.
◇금연 후 체중증가 불가피?
과학적으로 금연 후 당장 살이 찔 확률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흡연 자체가 기초대사량에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흡연 시 체온이 상승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하루 약 200kcal의 열량을 더 소모하게 만든다.
또, 담배 속 니코틴은 식욕 억제 효과를 일으킨다. 국내 대학병원이 다이어트에 나서는 2000여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같은 이유로 다이어트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다보니 담배를 끊을 경우, 하루에 동일한 열량을 섭취하지만 평소보다 200kcal를 덜 소모하다보니 체중이 증가할 우려가 높아지는 게 사실이다. 금연 후 살이 찌는 데에는 이밖에 다른 요인도 작용한다.
소 대표원장은 “금연 후 자연스럽게 소모되던 열량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담배를 끊으며 미각이 회복되며, 금단현상을 군것질로 채우려는 습관이 체중증가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체중증가도 결국 ‘금단현상’
하지만 담배를 끊는다고 급작스럽게 비만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는 인체 항상성 덕분이다. 금연에 나서는 사람들은 평균 2~3kg 정도 체중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테즈매니아대학 연구팀은 흡연자 38만8432명과 금연자 6만3403명의 데이터를 5년간 조사했다.
연구 결과, 금연으로 인한 체중 증가는 2.6kg에 불과했다. 이렇다보니 살찌는 게 두려워 금연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
◇당장의 금단현상... 고열량·고탄수 간식 ‘건강하게’ 대체
금연 후 살찌는 것을 막으려면 금연 한달 이내에 갑작스럽게 식욕이 밀려오는 ‘미각 회복기’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게 관건이다.
소 대표원장은 이 시기를 똑똑하게 보내는 수칙으로 ▲입이 심심할 때 건강한 간식으로 대체하기 ▲도파민 분비 늘리는 운동 종목 도전하기를 강조한다.
소 대표원장은 “당장 니코틴을 끊으면 이를 대체할 보상으로 달콤한 간식이나 고열량 음식 등을 찾게 된다”며 “금연 초기에는 식사량이 늘어나기보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마음과 식욕이 헷갈리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때 사탕, 초콜릿, 과자, 탄산음료, 달콤한 커피를 찾는 빈도가 높아진다”며 “이들 간식을 하나둘 먹다보면 배는 부르지 않아도, 탄수화물·열량 섭취는 크게 늘어나 체중이 증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입이 심심하면 자신도 모르게 음식의 종류에 상관없이 당분이 높은 간식에 손이 자주 가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평소 손이 닿는 곳에 무설탕 금연 껌·사탕 등을 구비해두는 게 유리하다.
소 대표원장은 “금연 후 식욕을 다스리려면 야채 스틱 등을 먹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일상에서 매번 이를 챙기기란 쉽지 않다”며 “대신 일상에서 쉽게 섭취할 수 있는 견과류 등을 소분해 먹거나 말린 베리류, 다크초콜릿을 챙겨 먹으면 건강한 단맛까지 챙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물을 수시로 마셔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니코틴 배출을 돕는 것은 물론, 담배 생각을 지우는 데 일조한다.
◇금연과 동시에 달리기 도전… 높아지는 체력, 줄어드는 지방
다이어터가 금연에 나선다면, 식사일기뿐 아니라 ‘운동일지’를 써볼 것을 권한다. 금연을 시작하면 초기에는 금단현상에 힘들어도, 점점 체력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때 운동능력이 얼마나 향상되는지 기록해 나가다 보면 성취감을 더욱 느낄 수 있다. 체중감량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금연 중 시행할 만한 운동으로 ‘걷기’와 ‘달리기’를 권한다. 어느 정도 걷기에 숙달된 경우 달리기로 서서히 변화를 주자. 단순 유산소운동 목적뿐 아니라 달리기 향상 기록을 통해 금연 후 좋아지는 폐활량을 직접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돕는 달리기 어플이나 스마트워치·밴드 등을 활용하면 된다. 특히 금연 첫주부터 매주 기록해나가는 게 유리하다.
운동은 금연 자체에도 도움이 된다. 영국 엑시터대학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금연 도중 운동을 병행한 사람과, 운동 없이 금연만 한 사람의 뇌 움직임을 비교한 결과, 운동이 흡연 욕구를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소 대표원장은 운동 자체가 뇌의 감정조절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담배생각을 지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특히 담배를 피우면 도파민이 증가하는데, 금연할 경우 이 농도가 떨어져 금단증상에 시달리게 된다”며 “이때 운동을 한다면 낮아진 도파민 농도가 다시 상승하며 마치 흡연할 때 효과와 비슷한 정서적 효과를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연 시에도 건강한 간식, 적절한 유산소운동가 병행될 경우 살이 찌지 않고 건강하게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august@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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