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
허리 통증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겪게 되는 흔한 증상이다. 올바르지 못한 자세를 오랜 기간 유지했을 때 발생하는 허리디스크나 척추 측만증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염증성 질환 중 하나인 강직성 척추염이 원인일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최근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4만8294명으로 10년 새(2010년 3만1802명) 52% 급증했다. 남성이 여성보다 약 2.5배 더 많은 3만4908명이다. 남성 중에서는 40대가 가장 많은 27.4%였고 30대(23.4%), 50대(17.9%), 20대(17.4%)가 뒤를 이었다.
강직성 척추염은 엉덩이의 천장관절과 척추관절을 특징적으로 침범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류마티스 인자(rheumatoid factor)가 음성인 ‘혈청음성 척추관절병증’이라는 질환 군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병 원인이 명확하진 않지만 HLA-B27이라는 유전자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의 90% 이상에서 HLA-B27이 양성으로 나타나며, 가족 중 강직성 척추염 환자가 있으면서 HLA-B27이 양성인 경우에는 발병 빈도가 10~30%로 높은 편이다. 다만 건강한 사람의 5%에서도 HLA-B27이 발견된다는 점에서 유전적 요인 외에도 세균 감염, 외상, 과로 등의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병명에서 알 수 있듯 척추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나타나고, 움직임을 둔하게 만든다. 통증은 허리 아래쪽이나 엉덩이 부위에서 천천히 나타난다. 아침에 일어날 때 뻣뻣한 증상(조조강직)이 동반된다. 움직이거나 운동을 하면 증상이 호전되고 가만히 있으면 다시 뻣뻣해진다는 점에서 단순 염좌나 디스크 등에 의한 통증과는 차이를 보인다.
발병 후 수개월 안에 엉덩이 양쪽에서 지속적인 통증이 느껴지고, 밤에 통증이 악화돼 잠에서 깨는 경우가 흔하다. 심할 경우, 관절뿐만 아니라 눈, 위장관계, 폐, 심장, 신장, 전립선 등 다른 장기도 침범할 수 있다.
진단은 관절의 운동 범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쇼버 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골반 X-선 촬영으로 징후를 확인할 수 있지만 초기일 경우 단순 X-선 검사로는 발견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한방에서는 강직성 척추염을 면역체계가 무너져 간장과 신장의 기능이 저하, 골수와 정혈이 허해져 척추와 관절에 제대로 영양이 공급되지 못해 발생한다고 본다. 해독 기능이 저하돼 노폐물과 독소가 쌓여 척추나 타 관절 부위에서 염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김영진한의원 김영진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한방에서는 간장과 신장의 기능을 높여주고 부족한 정혈을 채워 관절을 윤기 있게 만들어주는 치료를 통해 증상을 제거한다. 이와 함께 틀어진 척추 균형을 바로 잡고 독소와 노폐물을 해독하는 치료를 병행해 면역체계를 바로 잡는데 중점을 둔다.
특히 면역 집중 치료를 통해 빠른 회복과 재발 방지에 집중한다. 해독 및 순환기, 집중 치료 및 면역 회복기, 균형 유지기 등의 단계별 치료가 이뤄진다. 우선, 몸에 쌓인 독소와 노폐물을 제거해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관절의 통증과 부종을 제거한다. 체내 순환을 활성화하는 탕약을 처방해 강직된 척추를 부드럽게 하고, 약침 치료로 국소 관절의 순환을 유도한다.
이후 면역을 회복하는 시기에는 탕약을 통해 관절의 골수를 보충하고 관절을 강화하는 영양분과 진액을 공급한다. 생기왕뜸요법과 면역재생약침 요법과 더불어 척추교정 및 관절강화 운동을 통해 기력을 회복해 면역력을 강화시켜 준다.
김영진 원장은 “강직성 척추염은 다른 허리 통증 질환과 달리 면역 체계가 무너져 스스로에 대한 면역 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며 “조기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척추 관절 변형 및 장기 침범으로 인한 시력 상실 및 폐, 심장, 신경계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증상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august@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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