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안과 질환도 증가하고 있다. 백내장과 녹내장이 대표적이다. 백내장은 수정체의 혼탁이 진행되면서 시력이 떨어지고,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백내장 수술은 2019년 주요수술 통계연보에 따르면 45만9062명으로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의 녹내장 환자들도 2012년 58만명에서 2017년 85만명으로 크게 급증했다.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전문적인 진단 및 치료 기술의 발전도 이유로 꼽힌다.
최근에는 백내장 수술시에도 먼 곳 혹은 가까운 곳을 보는 것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던 단초점 렌즈 위주에서 노안 교정을 갖춘 다초점 렌즈를 사용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졌다. 다만, 녹내장으로 인해 시야 손상이 진행된 경우에는 노안백내장수술시 사용하는 다초점 렌즈 중 일부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센트럴서울안과 최재완 원장은 지난 18일 ‘의학채널 비온뒤’ 라이브 ‘녹내장 환자, 노안백내장수술 받을 수 있을까?’에서 이에 대해 강의했다.
다초점 렌즈는 회절형 렌즈와 비회절형 렌즈로 나뉜다. 회절형 렌즈는 빛의 회절 간섭현상을 이용해 가까운 거리와 먼 거리로 빛을 나눠 준다. 가까운 거리가 잘 보이는 편이지만 빛번짐이나 눈부심 등의 증상도 비교적 흔한 편이다. 렌즈를 통과한 빛이 연속적으로 모이지 않고 위치에 따라서 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심시야 손상이 있는 등의 진행된 녹내장 환자에서 회절형 렌즈를 사용한 노안백내장수술을 받게 되면 빛의 이중 간섭 현상으로 인해 환자의 불편감이 가중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회절형 렌즈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비회절형 렌즈들이 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광학기업인 미국 알콘(Alcon)사에서 개발한 ‘비비티 렌즈(Vivity IOL)’는 회절형 렌즈와는 달리 빛 번짐을 유발하는 여러 개의 링이 없다. 대신, 렌즈 중심부터 2mm 주변에 1마이크로미터 정도의 미세한 표면융기를 두어 빛의 파면(wavefront)을 늘려 초점범위를 연장하는 첨단기술을 사용한다. 빛은 회절형 렌즈와는 달리 연속적으로 초점을 맺게 되므로 빛 번짐 등 이상 시각 증상은 최소화된다. 시력은 원거리에서 팔 길이 정도의 중간거리까지는 매우 잘 보이며, 30cm 정도의 가까운 거리도 절반 이상의 환자들은 안경 사용이 불필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녹내장 환자에서는 노안백내장수술을 결정하기 전 시야검사와 안구광학단층검사 등 정밀검사와 녹내장 전문의들을 만나 평가를 받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 중에서도 녹내장이 진행성인지 여부와 중심시야 손상에 대한 분석이 매우 중요하다.
녹내장 진행 가능성이 있거나 중심시야 손상이 있는 경우에는 노안백내장수술을 재고하는 편이 낫다. 동일한 정도의 녹내장이라고 하더라도 환자 개인별로 녹내장의 예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녹내장이 진행성인지 아닌지 여부는 적어도 일정 기간 이상 경과 관찰을 통해서만 알 수 있으므로, 가능한 녹내장 관찰을 해 오던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편이 낫다. 타 병원 진료를 받게 될 경우에는 기존 병원 기록을 복사해 가는 편이 도움이 된다. 중심시야 손상이 있는 환자들은 이미 황반부의 시기능이 떨어져 있는데, 회절형 인공수정체를 통해 빛을 분산시키는 경우 시력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최근에는 노안백내장수술을 받은 후 이상 시각 증상으로 렌즈를 제거하는 경우도 간혹 보고되고 있다.
한편, 최 원장의 강의 내용은 ‘의학채널 비온뒤’ 유튜브에서 찾아 볼 수 있으며, 전국의 녹내장 전문의들에 대한 정보들은 한국녹내장학회 홈페이지에서 전문병의원 검색을 통해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august@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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