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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환자 40% ‘염증성장질환’…“설사 잦으면 의심해야할까”

pulmaemi 2021. 5. 20. 14:39

바이러스, 세균, 질환 등 다양한 이유로 설사 가능해 정확한 검사 필요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

변비로 인해 일주일에 한 번 화장실을 가기도 힘든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잦은 장 트러블로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실을 가야 하는 사람도 있는 만큼 장의 상태는 사람별로 다양하다. 그 중 자주 설사를 하거나 배가 아픈 사람은 ‘혹시 염증성장질환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든다.

설사가 잦으면 무조건 염증성장질환을 의심해야 하는지,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와 함께 알아봤다.

설사와 복통이 염증성장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인 것은 맞다. 하지만 설사는 바이러스, 기생충, 음식, 약물 등 다양한 이유로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술을 마신 다음 날 자주 설사를 하는 경우는 알코올이 장 점막 융모를 자극하고 연동운동을 촉진해 본래 기능을 저하하면서 변이 묽어지는 것이다.

이외에도 오염된 음식을 통해 유입된 바이러스나 세균으로 인해 설사가 발생하기도 하며, 과민성 장증후군에 의해 자주 설사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함께 동반되는 다른 증상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염증성장질환과 유사한 질환으로는 기타 급성 감염증장염, 약제 유발 장염, 음식 알레르기, 장결핵 등이 있어 감별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또 다른 유사 질환인 크론병의 주요 증상으로는 복통, 설사, 전신의 나른함, 혈변, 발열, 체중 감소, 항문 통증 등이 있다. 또한 3명 중 1명 꼴로 농양 혹은 누공 등 항문 주위 질환이 발생한다. 초기 증상이 과민성장증후군과 유사해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많지만 과민성장증후군은 자는 동안 복통이나 설사가 드물고 체중감소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궤양성대장염도 크론병과 증상이 유사하다. 또한 묽은 변 또는 설사에 혈액과 점액이 함께 발견되며 직장을 침범한 경우 설사와 반대로 변비가 오거나 잔변감이 있는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증상은 비슷하지만 염증성장질환이나 대장암과 같은 다른 장 질환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장에 염증이 없는 기능적인 질환이기 때문이다. 이에 과민성장증후군은 설사가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되더라도 탈수, 체중감소, 영양소 흡수 장애 등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탈수나 체중 감소가 생긴다면 다른 질환을 의심해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염증성장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5만7416명에서 2020년 7만3959명으로 28%나 증가했다. 특히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39.2%에 달했다.

이에 차재명 교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육식과 즉석식품의 섭취가 증가한 것이 발병률을 높인 것으로 분석돼며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기 진단을 한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젊은 나이에 염증성장질환이 발생하면 증상부터 예후까지 다양한 면에서 40대 이상 환자보다 좋지 않아 더욱 조심해야 한다.

40세 이후에 발병하면 증상도 비교적 경미하고 경과도 좋은 편이지만 10대에 발병한 경우 증상이 심할 가능성이 크다. 복통과 설사에 자주 시달리고 영양분의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체중감소나 성장부진 등이 생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설사, 복통, 체중감소 등이 오래 지속된다면 염증성장질환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염증성장질환은 완치가 되지 않고 증상이 없어지는 관해기와 악화되는 활동기가 반복되는 만성 질환이다.

과거에는 증상의 조절과 합병증 예방 및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치료 목적으로 하는 소극적 치료를 했다면 최근에는 내시경 검사를 통한 점막 치유를 목표로 할 뿐만 아니라 임상적 관해, 바이오마커 관해 및 점막 치유를 모두 포함하는 깊은 관해 등과 같이 치료의 목표가 상향되고 있다.

환자에 따라 질병의 범위, 증상, 치료에 대한 반응이 모두 달라 염증성장질환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먼저 진행한다. 염증에 효과가 있는 항염증제를 먼저 사용하며 급성 악화기에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다.

면역조절제는 스테로이드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스테로이드를 중단했을 때 유지 약물로 사용한다. 최근에 개발되어 사용 중인 생물학적 제제는 관해 유도 및 유지에 효과가 향상됐지만 모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약물치료로 호전되지 않거나 천공, 출혈, 장폐색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궤양성대장염은 출혈이 조절되지 않거나 천공 또는 대장암이 발생한 경우, 크론병은 장폐쇄, 복강 내 농양, 장 천공, 출혈 및 협착, 그리고 대장암이나 대장암 전암성 병변이 확인된 경우 수술을 시행한다.

특히 크론병은 수술 후 재발률이 높아 수술 이후에도 지속해서 관리가 필요하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dlwogur9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