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우리 아기에게 모유 수유가 필요한 이유…영양분ㆍ면역성분 풍부

pulmaemi 2021. 4. 27. 14:44

“모유는 아기에게 가장 이상적인 음식”…WHO 적극 권장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

임신을 하게 되면 으레 ‘모유 수유’에 대해 생각하기 마련이다.

실제 모유는 아기에게 가장 이상적인 음식으로 평가받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소아과의사 아카데미(AAP) 역시 모유 수유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최세경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모유에는 아기의 지능과 신체 발달에 필요한 영양소와 면역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고, 모유 수유를 하는 동안 엄마와의 피부 접촉과 유대관계를 통해 정신건강, 정서나 사회성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피로와 수면 부족, 젖몸살, 나오지 않는 젖 등으로 모유 수유가 어려운 산모도 많다. 또 젖을 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아기는 엄마의 유두에 통증과 상처를 내기도 한다. 이로 인해 유선염, 유두균열은 물론 유방에서 젖이 잘 비워지지 않아 극심한 몸살을 동반하는 유방울혈도 흔하다.

엄마와 아기에게 모두 도움 되는 ‘모유 수유’= 모유에는 아기의 지능과 신체 발달에 필요한 단백질, DHA(도코사헥사에노산), 비타민 A가 풍부하다. 아기의 감염을 예방하는 면역 글로불린도 충분하다.

또 모유를 먹인 아기는 설사, 호흡기질환, 중이염에 잘 걸리지 않고 알레르기 질환의 발병률도 분유를 먹는 아기 보다 적다. 소아 당뇨도 예방할 수 있고, 충치 발생률도 적어 치아 배열의 문제도 줄일 수 있다. 예방접종에 대한 반응이 강화되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 또한 증가한다.

모유 수유는 산모에게도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아기에게 모유를 주면 옥시토신이 분비되면서 자궁을 수축시켜 산후출혈을 예방할 수 있다. 모유 수유만 하는 경우 월경이 지연돼 피임 효과도 있다. 또 유방암, 난소암의 위험률을 낮추고 산후우울증, 산후 비만을 예방하며 산후 회복도 빠른 편이다.

조심해야 할 것도 있다. 모유 수유를 통해 평소 산모가 복용하는 약물이 아기에게 전달되는 경우다. 하지만 모유 수유 중 금기 약물은 항암제나 면역억제제, 정신과 약물 중 일부에만 해당한다. 모유 수유 시 복용할 수 있는 약물은 생각보다 많다. 다만 약물 처방을 받을 때 소아청소년과나 산부인과 의사와 상의 후 모유 수유 시 병행할 수 있는 적절한 약물을 처방받도록 한다.

최 교수는 “모유 수유 시 금기 약물은 항암제 등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산모가 약물을 복용한다고 해서 쉽게 모유 수유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며 “사전에 모유 수유 교육을 받고 제대로 된 모유 수유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산모가 편평유두이거나 함몰유두인 경우 모유 수유가 불가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모든 함몰유두가 수유가 불가한 것은 아니다. 교정기나 시린지(syringe)를 이용하면 직접 수유도 가능하다.


미숙아나 신생아 질환이 있는 아기는 바로 엄마 모유를 직접 빨 수 없더라도, 아기의 상태가 안정된 후 튜브 또는 작은 컵으로 조금씩 마시게 하거나 우유병에 담아 먹일 수 있다. 모유는 아이에게 가장 좋은 영양분이다.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단계별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

다태아 산모는 모유 수유가 불가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쌍둥이의 경우 미식축구 자세로 한쪽에 한 명씩 안거나, 혹은 두 아기를 엄마 앞에 서로 교차시킨 채로 동시에 모유 수유를 하는 방법도 있다. 산모가 질환이 있어 약물치료 중이라면 성급하게 젖을 먼저 끊지 말고 반드시 소아청소년과나 산부인과 의사와 상의해 약물의 종류를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 교수는 “모유 수유는 아기와 엄마에게 모두 여러 가지 장점을 준다. 하지만 모유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이 역시 산모의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며 “분만을 하기 전에 모유 수유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아기를 낳은 후에는 최선을 다해 모유 수유를 제대로 하도록 노력하되, 모유 수유‘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모유 수유‘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dlwogur9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