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와 건강

식단에 따라 장내 세균 변화...염증 원인 될 수도

pulmaemi 2021. 4. 27. 14:22

[메디컬투데이 한지혁 기자]

잘못된 식단이 장내 미생물군을 변화시켜, 염증성 질환의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먹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내장에 서식하는 미생물 조성이 바뀌며, 이것이 염증의 조절 실패로 인한 질병의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학술지 ‘거트(Gut)’에 실렸다.

장내 미생물군은 소화 시스템과 면역 체계의 전반적 균형 유지에 도움을 주며, 미생물 조성에 불균형이 발생하는 경우 심장 질환, 염증성 장 질환, 류머티스 관절염과 같은 다양한 면역 매개 질환이 발생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참가자 1425명의 식단, 장내세균 개체 수, 앓고 있는 염증 질환 등의 요인을 분석했다. 참가자 중 331명은 염증성 대장질환 환자였으며, 223명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고 있었고, 나머지 871명은 위장관 관련 질환을 갖고 있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장내 미생물군 분석을 위한 대변 표본과 식품 섭취량을 기록한 설문지를 매일 연구진에 제출했다.

분석 결과, 연구진은 특정 식이를 통해 특정 박테리아 군집이 증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들이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연관성은 총 38가지였다.

먼저, 연구진은 가공식품과 동물성 식품의 섭취가 염증을 촉진한다고 알려진 ‘후벽균류’와 ‘루미노코쿠스’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의 부재는 이러한 연관성을 더욱 심화시켰다.

커피의 경우 염증성 장 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세균의 일종인 ‘오실리박터’와의 연관성을 나타냈다. 적포도주를 제외한 주류나 설탕 역시 염증의 발생과 관련된 세균 무리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

반면, 빵, 생선, 견과류와 병아리콩, 완두콩, 렌틸콩을 포함한 각종 콩류는 섭취 시 염증 친화적인 균종들을 억제하는 작용을 했다.

또한,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식물성 식품과 생선, 적포도주를 섭취했을 때 단사슬 지방산을 생성하는 세균들이 증식하여 장관 내피세포들에 대한 보호 효과가 나타남을 확인했다.

보고서의 마지막에서, 연구진은 콩류, 채소, 과일, 견과류 등이 풍부하고 저지방 발효 유제품과 생선이 포함된 식단을 유지하며, 가공된 고지방육과 독한 술, 청량음료의 섭취를 지양하는 것이 장내 미생물을 통한 염증의 조절 과정에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메디컬투데이 한지혁 기자(hanjh3438@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