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사회

국감서도 광장서도 “택배 ‘까대기’ 개선책 내놔야”

pulmaemi 2020. 10. 23. 15:36

물류센터 찾아간 환노위에
“자동 분류기 도움은 되지만
대기 시간 왔다갔다 힘들어”
CJ 측 “개선 방안 마련할 것”
시민단체 “사회적 논의 필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위원들이 21일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강남물류센터를 방문해 현장 시찰을 하고 있다(위 사진). 같은 날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원회와 각계 대표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택배업체들에 분류인력 별도 투입, 노동시간 단축조치 즉각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아래 사진). 국회사진기자단·권호욱 선임기자

 

CJ대한통운이 택배노동자 과로사가 잇달아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2일 분류작업 개선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을 촉구했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는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강남물류센터 현장 시찰 후 비공개 간담회에서 “올해 과로로 사망한 택배노동자 8명 중 5명이 CJ대한통운 소속인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장 시찰은 당초 오는 26일 환노위 종합감사에서 CJ대한통운, 한진택배, 쿠팡 대표 등을 증인으로 채택하려던 계획이 여야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대안으로 진행됐다.

 

CJ대한통운 측은 “2017년 설치된 휠소터(자동분류기)를 통해 (대리점별) 5~7명 기사분의 물량을 자동으로 분류해주고 있다”며 휠소터 설치로 택배노동자들에게 약 2시간의 여유 시간이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남권의 총 14개 지역에 택배기사 총 160명이 일하는데, 간단한 산술 계산만 해도 5~7명이 아닌 10명분이 넘는 것 아니냐”며 여전히 많은 노동자가 가욋일인 분류작업에 동원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박승환 택배노조 강남지회장은 “휠소터가 설치되면서 분류작업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며 “다른 곳 배송을 먼저 갔다가 센터로 돌아와 새로 분류된 택배를 가지고 갔던 장소로 돌아가기 때문에 노동강도는 더 세졌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참여연대·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사회 각계 대표자들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긴급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10월에 사망한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 노동자들의 작업현장에 분류작업 추가 인력 투입이 없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며 “당장 분류작업에 별도 인력을 투입하고 노동시간을 적정 수준으로 단축하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택배노동자들은 배달 건수에 따른 수수료만 받을 뿐 몇시간씩 걸리는 분류작업에 대해서는 돈을 받지 못한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택배사들은 분류작업 인력을 2067명 추가 투입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제론 400명이 안 되는 인력이 현장에 투입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10212111005&code=940702#csidx93260cb0e2ce195aec5050dab8eccf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