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소아 약시, 조기 발견과 치료 중요

［메디컬투데이 김준수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생활 속 거리두기가 지속돼 야외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아이들의 건강에도 비상이 켜졌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스마트폰이나 TV, 컴퓨터가 아이들과 가까워지면서 시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러한 생활습관은 근시나 약시 등 소아 시력 저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특히 약시의 경우, 각종 소아 안질환 중에서도 평생 불편함이 지속될 수 있고 학교생활은 물론 성인이 되어서도 직장 생활, 운전, 운동 등 일상생활 속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약시란, 안과적 검사상 특별한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교정시력이 잘 나오지 않는 것으로 각막과 수정체, 망막, 시신경 등이 모두 정상이지만 시력이 떨어지고 안경으로 교정한 시력이 0.8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시력표에서 양쪽 눈의 시력이 두 줄 이상 차이가 날 때 시력이 낮은 쪽이 약시이며, 사시가 함께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지속적으로 소아 약시가 증가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올바르지 못한 자세나 내분비의 평형 관계, 주변 환경, 영양 상태의 불균형, 가족력 등이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현대 소아들이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 태블릿 PC, TV 등 미디어 기기와 접하면서 근거리 시각만 사용하게 돼 시력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임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소아 및 어린이의 경우 성인에 비해 시력 회복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력 저하의 원인을 최대한 빨리 찾아 치료해 줘야 한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섣불리 안경을 쓸 경우 원근감을 조절하는 근육이 굳어져 오히려 시력 발달을 저해할 수 있고 오랜 착용으로 얼굴형이 변형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단순하게 안경을 착용하기보다는 소아 시력 저하의 근본적인 원인을 개선하고 교정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릴 때 시력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거나 회복되지 않는다면 성인이 되어 녹내장, 황반변성과 같은 심각한 안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 및 치료에 대한 중요성이 나날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로 최근에는 소아 시력 교정에 도움 받을 수 있는 한방치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의학적 관점에 따르면 소아 약시와 같은 아이들의 시력 저하 원인은 단순히 해부학적인 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신 불균형의 문제로 파악해 전신질환으로 간주한다. 오장육부가 허해지면 상체나 눈으로 모이는 기운도 허해져 눈 질환을 유발한다고 보는 것인데, 동의보감에 따르면 ‘눈은 간의 구멍’이라 해 간 건강이 곧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눈 자체의 질환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닌 신체 전반의 기혈순환을 돕고 오장육부의 기능적인 불균형을 조절해 시력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치료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방에서는 근시, 난시, 약시 등 개인별로 시력이 나빠진 체질적 원인을 분석해 그에 따른 맞춤 치료를 시행한다.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소아 약시의 경우 정확한 검진을 위해 맥진, 문진, 안진을 비롯해 시력 검사, 홍채 검사, 오행사상체질분석, 경락 기능 검사, 턱관절 및 경추 불균형 검진 등 종합적이고 유기체적인 다양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 분석 이후 아이의 체질, 변증에 따라 한약재를 선별하고 처방하는 한약 요법, 눈과 목 주변 혈자리를 자극하는 약침 요법을 시행하는데, 통증이 없는 미세전류 치료와 광 치료로 침의 효과를 대신하기도 한다. 더불어 신체 구조적 이상을 교정하기 위한 교정 요법, 운동 요법, 물리치료로 안구 기혈순환을 돕고 자연 치유력을 높이는 등 다양한 한방치료의 접근으로 소아 시력을 교정한다.

빛과 소리 하성한의원 하미경 대표원장은 “무엇보다 소아기의 시력은 성장기를 거쳐 평생을 좌우하는 시력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평소 시력 저하 증상이 나타난다면 조기 진단 및 치료로 교정에 도움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아 시력의 실질적인 원인을 찾아 이를 해소하는 한방치료는 시력 회복은 물론 아이 신체의 전반적인 기운을 보충해 면역력, 집중력 성장에 이르기까지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이 시력은 9세를 기점으로 완성되므로 시기를 놓치기 전 아이의 눈에 이상이 없는지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평소 눈을 자주 비비거나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인 자세를 취하고, 지나치게 자주 넘어지는 아이의 경우 약시를 의심해보고 신속한 진단을 통한 꾸준한 치료 및 관리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더불어 고른 영양을 섭취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서 안전 수칙을 잘 지키고, 햇빛이 잘 드는 야외활동을 자주해 소아 약시를 예방하는 것이 많은 도움 된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준수 기자(junsoo@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