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 4.9%가 자살위험군으로 분류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연평균 400만여 건의 화재·구조·구급 출동에 나서는 소방공무원들. 이들은 위험하고 참혹한 현장 경험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
외상뿐만 아니라 마음도 병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소방청이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과 공동으로 지난해 실시한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전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4만8098명의 응답자 가운데 전체의 1/3에 달하는 1만4324명이 음주습관장애에 시달리고 있었고, 25.3%(1만2162명)는 수면장애를 겪고 있었다. 또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5.6%(2704명), 우울증 4.6%(2203명) 등도 파악됐다.
심각한 것은 응답자의 4.9%(2453명)가 자살위험군으로 분류됐으며, ‘지난 1년간 자해행동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말한 소방공무원도 3.1%(1556명)나 됐다. 죽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자해행동을 한 응답자도 53명에 달했다.
이들의 스트레스를 살펴보니 수면장애 81.1.%, 우울증 67.9%, 음주습관장애 62.3%, PTSD 54.7%로 전체 평균의 2배에서 무려 10배 높게 측정됐다.
이들의 자살위험은 심각하다. 2017년 기준 소방관 자살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31.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2.1명)을 훨씬 웃돌고 있다.
최근 5년(2013∼2017년)간 극단적 선택을 한 소방공무원은 47명으로 순직 인원인 16명의 3배에 이른다. 또한 이 기간 순직한 소방공무원보다 자살한 소방공무원의 수가 3배나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소방청은 지난해 12월 ‘국민소방안전강화방안’을 내놨다. 여기에는 소방공무원 처우개선 내용이 담겨있다.
정부는 소방공무원 치료·치유시설인 ‘소방복합치유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개원이 목표다.
국회에 계류 중이던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 개정안이 지난 1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데 이어 예비타당성조사 관문도 넘어서면서 올해부터 설계·건축에 들어가게 됐다.
총 사업비 1328억원을 투입, 소방공무원의 주요 상병 치료에 특화된 근골격계·PTSD·화상·건강증진센터 등 4개 센터에 21개 진료과목과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건립된다.
아울러 소방청은 2021년 시·도별 소방행정배상책임보험 및 소방공무원단체 보험 통합도 계획하고 있다. 보험료는 낮추고 보상범위와 한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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