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자궁경부암은 유방암과 더불어 대표적인 여성암 중 하나다. 체질이나 환경적 영향도 있겠지만 성관계를 통해서 감염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경부암은 국내 및 해외에서도 생활수준의 향상과 의학의 발달에 의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데 반해 한국의 35세 이하에서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과 젊음을 핑계로 방심하지 말고 예방접종과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기경도 교수와 함께 자궁경부암의 증상 및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인 경부에 발생하는 여성 생식기 암으로 여성암 중에서 가장 흔하게 듣게 되는 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발생한 자궁경부암은 3,566건으로 여성에서 발생하는 암 중에 7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적으로는 조기검진 프로그램 및 예방백신 등 경제 수준의 향상과 의학의 발달로 감소 중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젊은 층에서는 그 환자수가 줄지 않아 2016년 15세~34세 여성에서 자궁경부암이 갑상선암, 유방암에 이어 3번째로 많이 발생한 암으로 나타났다.
기 교수는 “이른 나이에 성관계 증가, 다수의 성 파트너, 흡연 등이 젊은 층 증가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여러 가지 외부요인의 영향을 받지만, 성 접촉에 의한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감염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 교수는 “자궁경부암 환자의 99.7% 이상에서 고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발견됐다는 보고도 있다”면서 “이중 고위험군 바이러스(16번, 18번 아형 등)가 있는 경우 자궁경부암의 발생위험도가 10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는 20~24세이며, 이후 점차 감소해 40~50세에 다시 점차적으로 소실되고 20% 정도는 감염이 지속된다.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서 성관계가 있기 전 이른 나이에 인유두종 바이러스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좋다.
자궁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성관계 후 출혈, 분비물의 증가, 비정상적이고 불규칙적인 질 출혈, 허리통증, 혈뇨 등 증상이 시작됐다면, 병이 많이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질 출혈은 처음에는 피가 묻어 나오는 정도이지만, 암이 진행 되면서 출혈과 분비물이 증가하고 악취가 동반된다.
때문에 자궁경부암의 경우 정기적 산부인과 진찰과 국가 암검진 등의 조기 검진프로그램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자궁경부암은 부인과 건강검진을 규칙적 받는 것만으로 100%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거의 유일한 암이다.
자궁경부암이 의심되면 초음파 검사, 자궁경부세포검사,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자궁경부 세포검사는 간단하고 비교적 저렴하며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는 검사 방법으로 자궁경부암을 조기에 진단하여 자궁경부암의 빈도를 낮추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성경험이 있는 여성은 2~3년 정도의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검사 받는 것이 권장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는 자궁경부 세포검사와 함께 시행할 경우 검사의 정확도를 더 높일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감염에서 시작해서 세포 변화가 일어나는 이형증 그리고 상피내암을 거쳐 침윤암(1기~4기)으로 진행된다. 병의 진행단계 특징이 명확해서 조기 발견하여 치료를 하면 5년 생존율이 100%에 가까울 만큼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자궁경부암의 전암단계인 상피이형증 및 상피내암(0기암)으로 판정된 경우에는 자궁경부 원추 절제술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자궁경부암이 많이 퍼지지 않은 1기와 2기 초인 경우 수술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며,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임파선 전이가 있는 경우 항암 약물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함께 시행한다. 종양의 크기를 줄이고 미세전이를 치유하고자 수술적 요법이나 방사선 요법 전에 유도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자궁경부암과 다른 암의 차이점은 유일하게 예방접종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미리 만들어 자궁경부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최적의 나이는 15세부터 17세까지며 이 시기가 지났더라도 26세 이전에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받으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14세 이전에는 2회 접종만으로도 효과가 충분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이 되어 만12세 여성청소년에게 무료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어 해당 연령이라면 챙겨서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어 남성에 의해 파트너가 감염이 될 수 있고, 남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생식기 사마귀(곤지름)이나 드물지만 음경암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남자도 예방접종을 받으면 좋다.
만12세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접종이 무료로 시행됨에 따라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하지만 자궁경부암 백신은 전세계 65개국에서 국가예방접종으로 도입되어 2억 건 이상 안전하게 접종되고 있다.
기 교수는 "백신 안전성 우려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캐나다, 호주 등 보건당국에서 여러 차례 조사를 시행하였으나 부작용과 관련한 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막연한 우려로 접종을 망설이지 말고, 자궁경부암 의 예방을 위해서는 안심하고 예방접종 받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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