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혈관질환 환자, 증상 없는 다른 혈관도 미리미리 검진 필요

pulmaemi 2019. 8. 14. 13:37

[메디컬투데이 이경호 기자] 

100세를 바라보는 요즘 시대에 건강을 발목 잡는 것이 있으니, 바로 혈관질환이다. 심장은 우리 몸에 피를 공급해주고 심장 자체에 피를 보내주는 일을 하며, 생명 유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하루 약 10만 번 이상의 펌프질을 하는 심장의 건강을 위해서는 심장에 피와 산소를 공급해주는 관상동맥을 비롯한 주변 혈관이 청결해야 한다.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듦에 따라 건강한 장수를 원한다면 혈관 건강을 지켜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장 걱정되는 중풍, 협심증과 심근경색, 그리고 혈관성 치매들이 모두 혈관 건강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머리카락, 손톱, 발톱 빼고는 우리 몸 안에 혈관이 퍼져있지 않은 곳이 없기 때문에 한 부위의 혈관에 병이 생기면 몸 안의 다른 혈관들도 건강할 리가 없다. 

협심증으로 치료받은 환자가 나중에 중풍이 생기거나, 반대로 중풍으로 고생하던 환자가 결국에는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되는 일들이 아주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역학조사에 따르면, 협심증 환자의 25%에서 다른 부위 혈관에 병이 진행되고 있고, 중풍 환자의 40%에서 이미 심장혈관이나 말초혈관에 동맥경화성 병변이 존재한다고 밝힌 바가 있다. 

결국 혈관질환은 증상이 생긴 부위의 혈관만 치료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고, 몸 안의 다른 혈관(대표적으로 뇌혈관, 심장혈관, 그리고 하지 말초 혈관의 세 부위가 대표적인 다혈관질환이 생기는 혈관)에 병이 있는지 미리미리 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관질환이 여기저기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오성진 교수는 이 이유에 대해 “혈관질환이 생기는 이유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비만같이 전신의 혈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인자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런 위험인자들이 혈관의 동맥경화성 변화를 일으켜 혈관을 딱딱해지게 만들고, 이렇게 딱딱해진 혈관 안쪽 세포가 손상을 받게 되면 손상부위의 자체 치유 과정에서 경화반이라는 흉터가 만들어진다. 이 흉터가 점점 악화되다 보면 혈관이 좁아지게 되고 혈행을 가로막게 되어 장기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위에 언급한 위험요소들에 대한 관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염분과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지속적인(일주일에 4회 이상 권장) 유산소 운동을 통해 체중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고, 금연과 절주,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은 너무 격렬하게 몸을 몰아붙이는 경쟁 운동보다는 재미가 없더라도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혼자 하는 운동이 더 적합하다. 운동이라 하더라도 심박수가 필요 이상으로 증가되는 것은 피해야하기 때문이다. 체중 조절을 위해서는 하루 세끼 식사를 마치고 수저를 놓을 때 약간 부족한 느낌이 항상 있는 것이 좋다. 포만감을 느끼는 식사로는 체중을 뺄 수 없기 때문이다. 

오성진 교수는 “만약, 이미 혈관질환을 진단받은 환자라면 증상이 있는 부위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증상이 없는 다른 혈관들도 미리미리 검진을 받는 것이 좋으며, 만약 다혈관질환이 발견된다면 더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요법을 병행해야 한다”며 “혈관 건강을 지키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희망인 ‘무병장수’의 필요조건이며, 이를 위해서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지키기 쉽지 않은 생활습관개선을 통한 체질 개선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이경호 기자(seddok@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