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계·남성학

감기몸살인가 싶었는데 소변 시 통증이 느껴진다면, '신우신염'

pulmaemi 2019. 5. 24. 14:59

[메디컬투데이 이경호 기자] 

30대 회사원 A씨는 최근 들어 갑작스런 고열과 오심 구토 및 요통과 같은 증상에 시달리다 병원을 방문했다. 늘어난 회사 업무에 잦은 회식으로 인해 걸린 가벼운 몸살인 줄 알고 찾아갔지만, 검사 결과 '신우신염'이라는 질병을 진단 받았다. 


신우신염은 소변을 만들어 내는 신장(콩팥)과 만들어진 소변이 모이는 곳인 신우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신우신염은 주로 20대 이후 여성에게서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대부분 방광에서부터 균이 신장으로 거슬러 올라와 발생하지만, 때때로 균이 혈액을 통해 신장에서 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부분의 감염성 질환은 균에 노출되었을 때, 그 균의 수가 많거나 또는 균에 노출된 개인의 면역 상태가 약해질 때 발생될 수 있다. 신우신염의 원인균의 85%는 대장균이며, 이는 방광염과도 연관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신우신염은 신우 및 신선질의 염증, 결석, 종양 등에 의한 요루 장애 유무에 따라 단순성과 복잡성으로, 또 경과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눠진다.

신우신염에 걸리게 되면, 먼저 소변을 볼 때 심한 통증이 생기고 소변이 자주 나온다. 또한 소변에 피가 섞이거나 냄새가 심하게 나기도 한다. 증상이 더 악화되면 복통이나 발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신우신염의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요통과 발열인데, 급성 신우신염에 감염될 경우 고열과 함께 메스꺼움, 구토, 오한, 그리고 허리 안쪽이나 둘레의 통증이 동반된다. 반면 만성 또는 재발성 신우신염의 경우 잦거나 지속적인 염증 발생으로 인해 신장에 꾸준한 손상이 가해져, 신장기능의 저하를 불러오며 신부전이나 동맥경화성 고혈압, 또는 콩팥에 농양이 생기는 합병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신우신염의 증상이 보통 감기몸살 증상과 비슷하지만, 기침이 나지 않고 옆구리나 허리의 통증, 구역질, 소변을 볼 때 아픔 증상이 동반되기에 이러한 증상들로 구별해야한다.

일단 신우신염이 의심된다면 신속히 신장내과에 방문해야 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패혈증과 급성 신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 증상과 소변검사, 요 배양검사, 그리고 염증반응 검사를 기본으로 하여 질병을 진단한다. 소변 속의 백혈구와 세균을 검사하고 요 배양 검사를 통해 원인이 되는 균을 알 수 있으며, 콩팥 초음파나 CT 등으로 합병증 발생 여부까지도 알아볼 수 있다. 

급성 신우신염으로 인해 입원을 할 경우에는 항생제 주사를 통해 치료를 우선 진행하며, 첫 번째 내원 시 시행한 요 배양 검사 결과를 확인 후 해당 균에 적합한 항생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후 증상이 호전되고 경과가 양호하면 먹는 약으로 바꾸게 된다. 

신우신염은 여성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질병이다. 남성보다 짧은 여성의 요도 길이와, 항문과 가까운 질의 위치 때문이다. 질과 항문에는 평상시에도 균이 살고 있는데, 이 두 부위가 가깝기 때문에 대장균이 항문으로부터 요도로 옮겨가서 감염을 일으키기 쉽게 된다.  

특히 임신을 한 여성에게서 더 쉽게 일어나는데, 이는 아이가 자궁 안에서 자라면서 자궁의 크기가 커지고, 이에 따라 임산부의 요관이 눌려서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배출되지 못하고 고인 소변으로 인한 세균 감염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다.

온종합병원그룹 신장내과 김진경 과장은 "신우신염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평상시 본인의 면역력을 튼튼히 하는 것이며,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만성 재발성 방광염에는 크랜베리 주스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하며, 이외에도 부부관계 후 소변을 보는 것이 좋다. 만일 신우신염 증상이 시작되었다면, 힘들더라도 물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예방에 대하여 언급했다.  

또한 "신우신염이 여성에게서 발생하기 쉽다고 해서 남성은 신우신염이 안 걸리는 것은 아니며, 젊은 남성의 경우 신우신염에 걸릴 위험성이 적지만 50대 이후로는 발병 위험성이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이경호 기자(seddok@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