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환경성질환, 안전

의료현장 떠나는 간호사들…“최저임금에 열악한 근무환경 탓”

pulmaemi 2019. 5. 14. 12:42
간호사 10명 중 8명 “이직 의향 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의료현장을 떠나는 간호 인력이 늘고 있다. 과중한 업무부담과 열악한 근무환경 탓이 크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3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한국 간호사의 노동실태와 과제’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고형면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가 올해 2만2851명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노동실태 조사결과, 79.5%가 이직 의향을 보였다. 그 이유로는 열악한 근무조건(80.2%), 임금수준(51.6%), 직장문화 및 인간관계(25.9%) 등이 꼽혔다.

간호사의 시간 외 근무는 전체의 40.4%가 30~60분, 6.1%는 2~3시간 연장근무를 하는 것으로 응답해 절반 가량은 연장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11.5%만이 이에 대한 보상이 주어졌다. 43.7%는 전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근무환경도 열악했다. 10명 중 6명은 “업무량이 근무시간 내에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과하다”고 말했고, 70% 가량은 인력 부족으로 건강상태가 나빠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강도 높은 업무에도 이들은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에 그쳤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1년차 간호사 2671명 중 연봉 2000만원 미만이 11.4%로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수령했다. 3년차 간호사 임금도 연 3000만원 미만이 11.4%로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간호 인력 공급 확대를 위해 여러 방안이 모색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간호 인력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의료기관 활동 간호사 수는 1000명당 3.5명으로, OECD 평균의 53.8%(6.5명) 수준에 불과하고, 전체 면허자 37만5000명 대비 의료기관 활동 간호사는 18만6000명(49.6%)으로 절반 수준을 밑돌고 있다. 

고 교수는 “간호노동에는 개인적, 조직적 관행이 따르기 마련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조직문화, 권력, 지배구조가 은연 중에 작동하고 재생산되고 있다. 조직화된 돌봄과 병원조직의 분업체계 안에서 3교대 간호인력에게 부득불 노동과 노동과정의 불합리성이 집약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간호노동은 육체노동, 정신노동, 감정노동의 동시적인 수행을 필요로 한다”며 “감정노동이 조직화된 돌봄 노동의 구성요소라는 사실이 반영된 간호노동의 보호 및 해결책이 조직 내외에서 제도적으로 보장될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