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세 1/3 두통 경험, 편두통도 10%
[메디컬투데이 박정은 기자]
아이가 두통을 호소하면 부모들은 보통 이런 생각을 먼저 할 것이다. 더군다나 별다른 증상 없이 아이들이 칭얼거리면 단순한 꾀병으로까지 치부될 수 있다. 하지만 소아 두통은 성인과 달리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두통’이라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눈과 귀를 가상으로 잇는 선 위쪽으로 통증이 있는 것을 말한다. 그 중에서도 소아 두통은 어른들에게서 나타나는 두통과 양상이 달라 원인이나 치료, 그리고 진단 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
대한두통학회에 따르면 두통 있는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자녀가 처음 두통을 호소한 시기를 묻자 ‘학동기(37.8%)’에 이어 ‘학동전기(30.2%)’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6~12세경을 뜻하는 학동기에는 1/3의 학생들이 두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편두통도 10명 중의 1명꼴로 발생한다.
일차성 두통은 특별한 질환 없이 발생하는 두통으로 편두통, 긴장성 두통 등이 있으며, 신경계의 기질성 질환 또는 전신성 질환에 의한 두통은 이차성 두통으로 분류한다. 문제는 소아에게 나타나는 일차성 두통은 성인이 되어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아 두통은 교우관계나 학습태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추후에 우울증으로까지 발전할 수도 있다.
소아 두통의 진단을 위해서는 문진 및 신체검진, 신경학적 검진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진다. 문진의 경우 아이가 정확하게 증상을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호자가 두통이 얼마나 자주, 어떻게 일어났었는지를 기록해두면 도움이 된다. 만약 초기 검사를 통해 이차성 두통으로 의심된다면 추가 검사를 시행한다. ▲갑상선호르몬 이상이나 빈혈 등으로 인한 두통이라면 혈액검사 ▲뇌 내 병변으로 인한 두통이 의심된다면 뇌 영상검사 ▲발작, 경련이 동반되었다면 뇌파검사를 통해 뇌전증의 여부까지 파악하게 된다.
그렇다면 소아 두통과 성인 두통은 어떤 점에서 다를까? 우선 성인과 달리 소아에서는 어릴수록 남아(男兒)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성인 편두통의 80%가 여성이라면, 소아 편두통의 60%가 남아에서 나타난다. 그러다 청소년기를 기점으로 여아(女兒)에서 호발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호르몬이나 통증에 대한 사회적 관습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소아 두통은 가족력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민지 교수는 “부모 양쪽 모두 두통이 있을 경우 70%에서 자녀도 두통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간혹 두통이 유전병이냐 물어보기도 하지만, 유전이라기보다는 가족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체질적인 문제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소아 일차성 두통의 증상 또한 성인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증상이 30분 이내로 짧게 나타나지만 한 번 통증이 시작될 때 여러 번 반복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문에 아이가 ‘머리 아프다’는 말을 반복하게 되고, 이를 꾀병으로 오인하기 쉬운 것이다. 통증은 앞머리 전체나 양쪽이 동시에 아프기도 하며, 빛 자극이나 소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반면 일차성 두통을 악화시키는 요인은 성인과 다르지 않다. 스트레스, 수면부족, 날씨나 밝은 빛, 음식 등이 영향을 미친다. 다만 성인에 비해 스트레스, 수면부족에 의해 발생하는 횟수가 더 많고, 음식에 의한 발생은 적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소아 두통의 치료 원칙은 크게 행동 치료, 급성 치료, 예방적 치료 등 세 가지로 나뉜다. 행동 치료는 일상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으로, 하루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커피, 콜라, 코코아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은 섭취를 피해야 한다.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은데, 주말 혹은 방학이라고 해서 수면 패턴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동반되는 경우, 수면패턴의 변화가 필요한 경우에는 행동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약물은 크게 급성 치료를 위한 약물과 예방적 치료를 위한 약물이 있다. 급성 치료를 위한 약물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진통제이다. 아플 때 이를 빨리 복용해 통증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일주일에 2~3회 이상 복용하게 되면 진통제 자체가 두통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적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예방적 치료는 지금 당장의 통증을 조절하기 보다는 매일 약을 복용함으로써 앞으로 찾아올 두통의 횟수나 강도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민지 교수는 “부모라면 아이에게 진통제를 먹이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될 수 있지만, 진통제 없이 통증을 참기만 하면 만성 두통으로 진행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하며 “통증이 시작되면 30분 이내에 진통제를 복용해 통증을 없애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과 정확한 판단으로 오남용을 막는다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메디컬투데이 박정은 기자(pj9595@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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