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
의대 학생 10명 중 5명은 선배나 교수 등에게 ‘언어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의학연구소와 23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는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단체 공동협력사업으로 인권의학연구소가 실시한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그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실태조사 연구진의 발표에 이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의 대표자가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상황’에 대해서 토론을 할 예정이며, 인권위 인권침해조사과의 조사관 뿐 아니라 교육부 대학학생제도과의 담당자, 보건복지부 의료지원정책과의 담당자가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개선방안’에 대해 토론자로 참여한다.
인권위는 2016년 ‘보건의료분야 여성종사자 인권 개선방안’을 복지부와 노동부에 권고한 바 있고, 2017년 A대학교병원 전공의 폭행사건에 대해 직권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전공의들과 예비의료인인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상황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이에 인권의학연구소는 예비의료인 교육과정에서의 인권침해 현황과 그 예방대책을 마련하고자 국가인권위원회 공동협력사업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것이다.
이번 실태조사에는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 1763명(여학생 743명, 남학생 1017명)이 참여했고 설문조사와 심층인터뷰를 병행했다.
조사 결과, 의과대학 학생 10명 중 5명(49.5%)이 ‘언어폭력’을 경험했으며, 16%가 ‘단체기합 등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10명중 6명(60%)는 모임이나 회식에서 ‘음주 강요’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또한 여학생의 37.4%가 ‘성희롱’을, 여학생의 72.8%가 ‘성차별적 발언’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전공과 선택에서 제한과 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여학생은 58.7%로 남학생보다 3.3배가 높았다. 특정과에서는 여성을 선발하지 않는 전통을 학생들에게 공언하는 있다고 여학생들이 박탈감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폭력 등의 주요 가해자는 병원실습을 하는 고학년에서는 교수, 저학년에서는 선배와 교수로 나타났다. 폭력과 강요, 성차별, 성희롱 등을 경험한 학생의 3.7% 만 대학 또는 병원에 신고하였는데 신고하지 않은 주요 이유는, ‘신고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고 신고 후 ‘부정적 이미지나 진로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신고 결과에 대부분 만족하지 못했는데, 학교 차원에서 가해자 처벌 등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등 2차 가해를 했기 때문이다.
이번 실태조사를 수행한 인권의학연구소는 병원실습 중인 의과대학생과 병원 교수들로부터 수업을 받는 의과대학생의 인권 보호 사항을 추가하도록 의료법과 전공의법의 개정이 필요함을 제안했다.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lhs7830@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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