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담도, 췌장질환

소리 없이 다가오는 췌장·담도암, ERCP와 담도내시경으로 조기진단을

pulmaemi 2018. 12. 14. 11:12

[메디컬투데이 임우진 기자] 

췌장·담도암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간헐적인 복통과 소화불량, 식욕부진으로 인한 체중감소 등 생활 속에서 무심코 넘길 수 있는 증상일 뿐이다. 이를 입증하듯, 환자의 90% 이상이 진단 후 1년 내에 사망하는, 소리 없이 다가오는 무서운 암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별한 증상 없이 몸 속 깊숙한 곳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췌장·담도 병변’.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으나 위험인자로 흡연, 비만, 만성췌장·담도염, 가족력 등을 손꼽고 있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 췌장·담도 병변 또한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RCP)은 담도 및 췌장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이용되는 표준시술로 내시경과 방사선을 동시에 활용하여 검사와 시술을 시행한다. 

담도와 췌관의 입구인 ‘십이지장 유두부’까지 내시경을 통해 접근한 다음 담도로 조영제를 주입, 방사선 촬영을 통해 담도 및 췌장의 상태를 확인하여 검사와 치료를 시행한다.

경희의료원 소화기센터 동석호 교수는 “개복하지 않고 결석, 암 등 질환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담석증, 담도협착 등의 치료까지 시행할 수 있어 매우 활용도가 높다”며 “다만, 내시경을 이용한 시술 중 가장 어려울 정도로 시술의 난이도가 높고 동반되는 합병증의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술자의 능숙함과 전문성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RCP)은 병변이 위치하는 담관 내부를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아닌 X-ray 영상만을 이용하여 간접적인 방법으로 확인, 진단 및 치료에 어려움이 생기는 한계가 있다.  

동석호 교수는 “검사의 난이도를 떠나 암의 발견 및 조직검사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담도 및 췌장의 병변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이 개발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RCP)의 한계점을 획기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스파이글래스 DS(SpyGlass DS)’라는 디지털 담도내시경이 있다”고 말했다.

담관 내 병변 진단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직접 눈으로 혹은 영상을 통해 병변을 확인하는 것이다.  
병변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진단을 위한 개복은 환자, 의료진 모두에게 부담이다. 담관 내부를 직접 관찰하고자 하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있었으며, 2015년에 개발된 일회용 담도내시경인 스파이글래스 DS(SpyGlass DS)가 보급된 이후로 그 진단 및 치료법의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고화질의 카메라가 장착된 매우 얇은 내시경을 십이지장 유두부로 직접 삽입, 담도 내부를 선명한 영상으로 직접 관찰하며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병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소화기센터 오치혁 교수는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소화기센터는 스파이글래스를 2016년 서울 소재 대학병원 최초로 도입하여 지금까지 최다 케이스 시술을 시행해 암뿐만 아니라 담석질환의 비수술적 치료에도 획기적인 치료성적을 이루고 있다”며 “담도 및 췌장질환의 조기진단 및 정확성과 함께 신속하게 시술, 치료까지 이어질 수 있어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에 집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하루빨리 신 의료기술 인정 및 수가 책정 등 정책적인 지원으로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더 높은 의료기술을 제공하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임우진 기자(woojin180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