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연예인들 통해 알려진 병 ‘공황장애’

pulmaemi 2018. 9. 28. 11:08

공황장애, 비교적 치료 잘되는 병…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 중요


[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 

최근 몇 년 전부터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공황장애 증상을 고백하는 연예인들이 부쩍 늘었다. 여러 명의 출연진이 너도나도 공황장애가 있다며 치료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은 정신과 병력을 무조건 숨기려고만 하는 우리 사회에서 굉장히 새로운 모습이었다.

그 결과, 공황장애에 대한 낙인이 많이 줄고 비슷한 증상으로 고통받던 많은 환자가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해 조기에 치료받게 됐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공황장애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도 많다.

일반적으로 공황발작이란 극심한 불안을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생명의 위협을 느끼거나 매우 놀라는 위기상황에서 극심한 불안을 느끼며, 이는 정상적인 생리 반응이다.

하지만 공황장애에서의 공황발작은 아무런 이유 없이 아무 때나 예기치 못하게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공황발작이 발생하게 되면 심장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가슴이 답답하고 아플 수도 있으며, 숨쉬기 어렵거나 숨이 막힐 것 같은 기분이 들 수 있다. 또, 구역질이 나거나 복통이 있을 수도 있고, 두통이나 어지러움이 느껴져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땀이 나면서 온몸에 힘이 빠지거나 손발이 저릿할 수도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증상들이 모두 다 나타날 수도 있고, 이 중에 몇 가지만 나타날 수도 있는데, 특징적으로 이러다 미쳐버릴 것 같거나, 이러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특별한 위기 상황이나 스트레스 상황이 아닌데도 길을 걷다가, 앉아서 수업을 듣다가, 자려고 누웠다가 공황발작이 발생할 수 있다.

예기치 못하게 공황발작이 나타나게 되면 다음에 또다시 발작이 생길까 걱정하며 본인 나름의 발작 이유나 결과에 대해 생각하며 행동의 변화가 생기게 된다. 특히 언제 다시 발작이 생길지 몰라 불안해하며, 발작이 생기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있으려 한다든지, 혼자 외출을 못하고 집에만 있으려고 해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많다.

공황장애 환자들은 한 번쯤은 응급실에 가본 경험이 있고, 심장, 폐, 머리 부위의 여러 검사를 받은 후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몇 달을 고생하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면 이 고통스러운 증상이 좋아질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하지만, 공황장애는 비교적 치료가 잘되는 병이다. 급성기 치료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가장 중요하고, 이완 요법이나 커피, 술, 담배 등 공황발작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을 삼가는 생활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생활이 치료 효과를 높여주고 재발을 막는 데 중요하다.  

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는데 아무 이상이 없고, 주변에서 보기에 사지가 멀쩡하면, 의지가 약하거나 성격 문제로 오해할 수 있다. 가장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이 오히려 “마음을 단단히 먹어봐라, 생각을 바꾸어봐라, 성격이 문제다”라고 쉽게 이야기해 공황장애 환자들이 제대로 된 정신과 치료를 받을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공황장애는 정신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병이 아니며, 본인의 의지만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병도 아니다. 공황장애를 제대로 치료받지 않는 경우 일상생활에 제약이 많아져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장기간 증상이 지속되면 우울증이 생기기도 하고 일시적인 편안함을 얻기 위해 술을 자주 먹다가 알코올 중독이 되기도 하므로 공황장애를 조기에 제대로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지원 교수는 "공황장애는 연예인들을 통해서 알려졌지만, 연예인들만 걸리는 병은 아니다"며 "누구나 걸릴 수 있고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합병증과 삶의 질 저하가 심각하다. 다행히 공황장애는 치료 효과가 좋기 때문에 병원 방문을 망설이기보다는 정확한 평가를 받고 꼭 치료받을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jyjthefake@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