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가슴성형하면 유방암 걸린다?…유방암 속설 알고 대처하자

pulmaemi 2018. 9. 26. 21:10

석류 등 식물성 에스트로겐, 암 촉진 가능성↑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 

최근 유방암에 대해 관심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유방암에 관한 속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아닌 속설을 믿고 적절하지 못한 시기에 잘못된 처방이나 요법으로 대처하면 위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먼저 여성에게 좋은 석류가 유방암에도 좋다는 속설이 있다. 여성호르몬과 구조가 흡사한 천연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함유된 여러 가지 식품들이 있다. 석류, 칡, 당귀, 인삼, 포도씨 등이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화학구조는 에스트로겐과 매우 유사하여, 마치 여성호르몬을 투여한 것 같은 작용을 체내에서 일으키기 때문에 오히려 암이 촉진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한가지에만 치우치는 것보다 여러 가지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암은 식생활습관만 개선해도 70~80%는 예방이 가능하다. 평소 신선하고 다양한 식품으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면, 유방암은 물론 각종 성인병도 예방하여 건강한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가슴성형수술을 할 경우 유방암에 걸린다는 속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슴성형을 할 때 사용하는 의료용 실리콘이 유방암 발병가능성을 높이지 않을까 걱정하시지만, 큰 상관은 없다. 다만 유방에 혹이 있어 조직검사가 필요한 경우 바늘이 실리콘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의료진의 주의가 필요하다.  

오히려, 유방암 수술을 위해 유방 전체를 제거한 경우 실리콘과 같은 보형물을 이용해 유방을 재건하는 것은 환자의 신체조직을 복원함과 동시에 정신적인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재건 역시 유방암 재발률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유방이 클 경우 유방암에 잘 걸릴 것이라는 속설도 있다. 유방이 크다는 것은 실제 유방조직이 늘어난 것보다는 지방조직이 많이 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른 사람보다 실제 유방조직이 많은 것은 아니다.  

고대구로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우상욱 교수는 “뚱뚱하거나 유방의 크기가 크다고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말할 수 없으며 동양인은 서양 사람보다 치밀 유방이 많아 유방의 크기가 작더라도 결코 유방암의 위험에서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며 “다만 비만인 사람은 유방암의 예후가 좋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처럼 가슴을 제거하면 유방암에 안 걸리는지 의문점도 제기되곤 한다. 우 교수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안젤리나 졸리처럼 고위험군의 경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폐경 이후에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낮아진다는 속설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유방암 뿐 아니라 다양한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우리나라는 40-50대에 유방암 환자가 제일 많지만, 서양에서는 60대 이상이 절반을 넘을 정도이므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유방암의 위험성이 낮아지지 않는다. 최근 조사 결과에서는 한국 유방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폐경 후 여성이기 때문에 폐경 후에도 지속적으로 유방 검진을 받아야 한다.

유방암이 있을 경우 갑상선암도 더 잘 걸릴 수 있다는 속설도 있다. 흔히 유방암을 앓고 있는 환자 중에 갑상선암을 동시에 치료 받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에 유방암이 있으면 갑상선암 유발이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두 암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가 많이 있으나 실제로 의학적으로는 전혀 상관이 없다. 갑상선암과 유방암은 한국여성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1,2위의 가장 흔한 암이고, 한 암을 앓고 있으면 건강검진 등 다양한 검사를 받으며 조기에 발견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두 암을 함께 치료받는 환자들이 많아 보이는 것이다. 

남성도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 남성유방암도 여성유방암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개 유두 아래에 단단한 혹이 만져져서 병원에 오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일반적으로 남성은 유방조직 자체가 많지 않고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견될 당시에 초기보다는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멍울이나 혹이 여성형유방증, 즉 여유증이라는 증세인 경우도 있다.  

우 교수는 “성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여성처럼 유방조직이 자라나는 경우인데, 이것 또한 유두 주위에 멍울이 만져지는 경우이므로 암과는 상관없다”며 “하지만 자가적으로 암인지 여유증인지 판단이 어려우므로 멍울이나 혹이 잡히면 즉시 유방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yjun8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