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
소아 약시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만 3세 이하의 어린아이들은 눈이 나빠졌는지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
소아 약시의 경우 시력 발달이 끝난 이후에는 안경으로 약시 교정을 해도 정상 시력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므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초등학교 학교검진을 했더니 오른쪽 시력이 나쁘대요”
소아약시는 간단한 안경 착용으로 시력이 교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한쪽 눈이 약시로 진단되어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우리 아이는 어릴 적부터 시력이 아주 좋았다”며 믿을 수 없다는 부모님의 반응을 보게 된다.
문제는 한쪽 눈만 약시인 경우 아무 증상이 없으며, 또한 한눈 약시가 더 심한 약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즉 오른쪽 눈은 약시이지만 정상인 왼쪽 눈으로 그동안 생활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기 때문에 부모가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약시란 눈의 구조(각막, 수정체 망막, 시신경 등)에는 이상이 없는데도 시력이 정상적으로 교정되지 않는 상태이다. 어린이의 시력은 출생 후에 적당한 시 자극을 받으면서 발달하여 생후 12개월에는 약 0.1, 2~3세에 약 0.7 정도의 시력에 도달하고 그 후 7~8세까지 발달한다.
이 시기에 적절한 시 자극을 받지 못하면 약시가 된다. 예를 들어, 멀쩡한 눈을 신생아시기에 한 달 동안 가린다고 가정하면 가린 눈은 시 자극을 받지 못해 시력발달에 방해를 받아 약시가 생긴다. 어린이 100명 중 4명꼴로 발생하는 흔한 안과 질환으로, 시력이 발달이 완성되는 10세 이후에는 안경으로 교정해도 시력이 좋아지지 않으니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약시의 원인으로는 난시, 원시, 근시와 같은 굴절이상이 있다. 이 경우, 망막에 정확한 상이 맺히지 않아 선명한 상을 볼 수 없고 시력발달이 방해를 받는다. 특히 두 눈의 굴절상태가 차이가 있는 짝눈의 경우, 나쁜 눈에 더 심한 부등시성 약시가 생길 수 있다.
사시는 두 눈이 정면을 주시하지 못하고 어느 한 눈이 시축을 벗어나는 병인데, 코 쪽으로 몰리면 내사시, 귀 쪽으로 벗어나면 외사시라 한다. 이런 사시에서도 시축을 벗어나는 눈이 약시가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눈꺼풀이 처져서 시야를 가리는 안검하수가 있을 때도 시 자극을 받지 못하므로 약시가 될 수 있다.
약시의 진단과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이다. 최근 약시가 늘어난다는 기사를 접하게 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김혜영 교수는 "약시가 늘었다기보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영유아검진, 그리고 시력검진에 대한 부모님들의 관심 증가로 인해 조기 진단이 많이 늘어난 결과라 생각된다. 만3세와 4세 영유아검진에서 시력을 확인하고 특히 만4세 전후에도 시력이 0.7 이하라면 반드시 안과에 내원하여 정밀시력검사를 해야 한다. 시력검사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조절마비 굴절검사 등을 통해 검사할 수 있으므로 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부모는 우리 아이는 멀리 있는 사물도 잘 보고 아주 작은 먼지도 잘 본다고 해서 두 눈의 시력이 모두 좋다고 자신하지 말고 아이의 시력에 대해 잘 관찰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약시는 시력이 발달하는 만7~8세 이전에 발견하면 치료 가능할 뿐만 아니라 치료가 빠르면 빠를수록 예후가 좋다. 반대로 이 시기를 놓치면 이후에는 안경이든 수술이든 어떤 방법으로도 치료할 수 없어 평생 약시 상태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약시의 치료는 눈에 정확한 상을 맺게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안경 착용은 기본이다. 어린아이에게 안경 씌우는 데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는 부모님이 많지만, 약시의 치료는 어린 나이에 해야 함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굴절이상으로 인한 약시는 안경 착용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만약 두 눈의 시력 차이가 있는 부등시성 약시라면 안경을 착용하면서 좋은 눈(혹은 덜 나쁜 눈)을 가려서 약시가 심한 눈을 더 많이 사용하도록 하는 ‘가림 치료’를 하기도 한다.
사시성 약시에서도 바로 보는 눈을 가려서 시축을 벗어나는 눈을 사용하도록 가림 치료를 한다. 가리는 방법과 시간은 어린이의 나이, 약시의 심한 정도에 따라 주치의와 상의해서 결정하는데 주로 패치 형태를 많이 사용한다.
가림 치료를 하게 되면 아이들은 시력이 좋은 눈을 가리고 약시가 있는 눈으로 생활해야 하므로 불편해하고, 패치를 붙이기 때문에 땀이 차거나 피부 알레르기가 생길 수도 있어 치료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또,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가리기 싫어해서 못 가렸어요"라고 치료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김혜영 교수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약시의 치료는 어릴수록 효과적이며 어린이가 치료를 충분히 이해하고 협조할 나이에는 대개 치료가 불가능하므로 치료에 대한 부모님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yjun8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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