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반에선 아이들의 발달을 위해 다양한 체험과 만들기 활동을 하는데,
(짱아, 그 여자가 사는 법 / 짱아 / 2009-07-24)
우리 학교에는 특수 학급이 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개별반', '특수반'입니다.
이 용어가 맘에 안 드는데, 딱히 다른 단어가 안 떠오릅니다.
몸이 좀 불편한 아이도 있고, 정서적으로 지적으로 부족한 아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도 똑같이 느끼고 생각하고 표현하죠.
어제, 특수반 선생님께서 흥분된 목소리로 보여줄 게 있다고 와보라고 하셨습니다.
형석이라고, 1학년인데 자폐증이 있는 아이입니다.
어릴 때부터 책을 굉장히 많이 읽어서 상식도 풍부할 뿐만 아니라
언어/사회탐구 영역에 관심과 소질이 뛰어나죠.
최근엔 정치/사회 분야에 관심을 보여서 신문과 뉴스, 관련 서적을 엄청 읽고 있다고 합니다.
어젠 여름을 맞이하여 부채를 만들었습니다.
자~ 보시죠!
정말 예쁘죠?
열심히 2시간씩 걸려서 만든 작품들이랍니다.
그런데, 형석이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낑낑거리며 열심히 뭔가를 적고 있었다고 해요.
바로 이 학생입니다.
다른 애들은 알록달록 색종이로 꾸몄는데, 얘는 하얀 종이 위에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더군요.
님 권형석 한적하고 외딴 마을에서 가난하게 태어나셔서 |
이 시를 읽고 눈물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17살 학생이 썼다고 하기엔 너무나 잘 썼고,
모든 상황과 현실을 정확히, 총체적으로 파악한 내용에 또 깜짝 놀랐습니다.
혼자 낑낑대며 한자도 쓰고, 나름대로 캐릭터로 대통령 얼굴도 그렸습니다.
너무 궁금한 마음에 얘기를 나눠 봤어요.
"형석아, 딴 애들은 그림 그렸는데, 넌 어떻게 시를 썼니?"
"인터뷰(나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더군요) 하기 전에 밝힐 게 있습니다.
저는 극단적으로 '우경화'된 사람이었고,
노무현 대통령을 '괴(괴물의 준말)무현', '개무현'이라 부를 만큼 싫어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돌아가셨다는 뉴스를 보고 궁금해서 알아보니까
정말 훌륭한 대통령이었고, 정말 많은 일을 하신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반성하는 마음에서 시를 썼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어떤 업적을 남기셨는데?"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가장 큰 공헌을 했고,
경제 문화 분야에도 그 어느 대통령보다 많은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때 많은 스포츠 스타와 세계적인 연예인이 배출된 것도 그렇고,
우리나라가 삶의 질이 많이 향상된 것 같습니다."
"이제 어떤 생각으로 지낼 거니?"
"저는 제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살아갈 것입니다.
다만, 마지막으로 제가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는 것은,
예전에 M.C.스나이퍼가 체게바라를 존경하는 이유가
정치적 성향 때문이 아니라 인간적인 측면에서였다고 했듯이,
인간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너무 훌륭하기 때문에 존경하는 것입니다."
어제 친구들과 벡스코에 가서 조문도 했다고 합니다.
눈물을 펑펑 쏟고 싶었는데, 조금밖에 안 나와서 좀 쑥스러웠다는 말도 하고요.
부채를 드리고 싶었는데 못 가져 갔다고 오늘 가서 부채를 드리고 올 거라고 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패떴'과 '1박2일' 방영 안 했다고 투덜거리는데,
남들은 부족하다고 놀리기도 하는 이 아이는 오히려 자신을 돌아보고 사회 현상에도 관심을 가집니다.
정확하게 분석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이 아이에게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봅니다.
저도 열심히 가르치겠습니다.
[출처] http://v.daum.net/link/3266418/http://blog.naver.com/capzzang70/10006761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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