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
사회 노령화와 정부의 보청기 지원 확대로 인해 노인층의 보청기 착용이 크게 늘고 있다. 게다가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난청 때문에 보청기를 착용하는 젊은층도 늘고 있어 보청기가 안경처럼 흔한 생활 보조기구가 되고 있다.
보청기는 크게 확산되고 있지만 보청기의 올바른 착용법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특히 보청기를 착용할 경우 양쪽 귀에 모두 착용해야 할지, 아니면 한쪽에만 착용한다면 어느 쪽에 해야 할지 헷갈린다.
결과적으로 말한다면, 양쪽 또는 한쪽 착용여부 보다는 양쪽 귀를 대칭형 청력(양측 청력이 비슷한)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안경을 착용할 때 양쪽 눈의 시력을 맞추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심현준 교수팀은 최근 ‘증폭 외에 음성 인식 성능에 대한 보청기의 또 다른 유익한 효과 : 대칭 청력 회복의 중요성’이라는 연구를 실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는 62명의 보청기 착용 환자를 ▲1그룹: 양측 보청기 착용자 ▲2그룹: 비대칭형 청력(양측 청력이 다른)중 좋은 귀에 착용자 ▲3그룹: 비대칭형 청력 중 청력이 나쁜 귀에 착용자 ▲4그룹: 대칭형 청력자 중 임의로 한 귀에 착용자 등 4개 그룹으로 나누었다.
이들 그룹별로 평소처럼 보청기를 착용했을 때와 아예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SRD(소리의 주파수 분별력), PTA(순음청력검사), TMD(시간변화 분별력), SDS(조용한 상태에서 어음분별력), SRT(소음환경에서 어음분별력)을 측정했다.
측정결과 보청기 착용한 경우에는 증폭효과가 모두에게 나타났으며 소리의 주파수 분별력, 시간변화 분별력은 보청기 착용 유무와 상관없이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SDS, SRT 등 어음분별력은 보청기 착용 유무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냈다.
SDS은 소음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양(단위 %)을 측정하는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청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SRT는 소음환경속에서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소리의 세기(단위 dB)를 측정하는 것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청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일상속에서 말소리를 알아듣는 것은 SRT와 큰 연관성이 있다.
1그룹에는 SDS, SRT 모두 의미있게 좋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SDS는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70.52%에서 보청기를 착용했을 때 76.14%로 호전되었다. SRT는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4.64dB였던 것이 보청기를 착용하였을 때 2.95dB로 호전되었다.
2그룹에서는 SDS는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71.17%, 보청기를 착용했을 때 78.17%,로 차이를 보였지만 일상생활에서 청취를 반영하는 SRT는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2그룹의 경우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은 쪽 청력은 매우 나빠서 거의 보청기 착용측 귀에만 의존하여 소리를 듣게 되므로 조용한 환경에서의 어음분별력은 청력의 대칭화와 무관하게 향상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3그룹에서는 2그룹과 달리 SRT는 보청기 착용하지 않았을 때 –0.96dB에서 보청기를 착용했을 때 –1.90dB로 호전되었다. 하지만 SDS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3그룹의 경우 보청기 착용 유무에 관계없이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은 좋은 쪽 귀가 주가되어 소리를 듣게 되기 때문에 보청기 착용이 조용한 환경에서 어음분별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4그룹에서는 SDS, SRT 모두 별 차이가 없었다.
4개 그룹 중 양측에 보청기를 착용하거나 청력이 나쁜 쪽 귀에만 보청기를 착용한 경우에는 양쪽의 청력이 비슷한 대칭형 청력을 유지하면서 소음환경에서 어음분별력이 개선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청력이 좋은 쪽 귀에만 보청기를 착용하거나 임의로 비대칭 청력이 되도록 유도한 그룹에서는 소음환경에서 어음분별력이 개선되지 않았다.
심현준 교수는 “대칭형 청력을 만들어 주는 경우 시끄러운 소음속에서도 말소리를 듣을 수 있어 보청기의 고유한 기능인 증폭효과 이외 어음분별력을 높일 수 있다”면서 “가급적 양측 보청기 착용으로 대칭형 청력을 유지하거나, 한쪽에만 착용할 경우 청력이 나쁜 귀에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소음환경에서 어음분별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결과는 최근 이비인후과 국제학술지 ‘Otology&Neurotology’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jyjthefak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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