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 질 출혈 등의 초기 증상 놓치지 말아야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의 변화로 전형적인 선진국형 부인 종양인 자궁내막암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자궁내막암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3년 1만1629명에서 2017년 1만7421명으로 약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연령에서 자궁내막암으로 진료받고 있는 환자가 많아졌으나, 20대는 같은 기간 152명에서 317명으로 108%로, 30대는 935명에서 1497명으로 60% 증가하면서 젊은 여성도 자궁내막암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분당차병원 부인암센터 최민철 교수는 “최근 생활습관 및 비만, 저∙무출산, 당뇨, 늦은 폐경 등의 영향으로 자궁내막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조기 발견 시 자궁내막암환자의 85% 이상이 5년 이상 생존하는 등 완치율이 높기 때문에 적절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습관 등 평소 자기관리와 함께 정기적인 검진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은 자궁의 가장 안쪽 면으로 임신 시 태아가 자리 잡는, 착상하는 얇은 막을 의미한다. 이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두꺼워졌다가 얇아지는 과정을 거치고, 월경 시 내막조직이 떨어져나가면서 생리가 일어난다. 자궁내막암은 바로 이 자궁내막에 비정상적인 암세포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자궁내막암의 발생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 호르몬에 비정상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본다. 에스트로겐이 체내에 과도하게 쌓이면 자궁내막 세포의 증식이 촉진되면서 암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세포가 생길 확률도 커지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은 경우, 무월경 상태가 길어지는 경우, 출산경험이 없는 경우, 비만, 여성호르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을 장기 투여한 경우에는 자궁내막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부인과 검진과 초음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또한 환자 가족 중에 자궁내막암, 대장암 등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유전성 암종(린치 증후군 등)에 이환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담 및 필요한 경우 유전자 검사가 필요하다. 유전성 암종이 확인될 경우에는 정기적인 검사, 조직검사 등의 면밀한 추적검사 및 예방적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자궁내막암 환자의 약 90%는 폐경 전 월경 과다나 폐경 전후에 비정상적인 질 출혈 등의 부정 출혈을 겪는다. 또한 드물지만 자궁내막암이 자궁 밖이나 다른 장기에 전이된 경우에는 골반압통이나 하복통, 혈뇨, 빈뇨, 변비, 직장출혈, 요통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자궁내막에 이상이 관찰될 경우에는 자궁내막소파술 또는 자궁경하 조직검사로 내막암의 유무를 판별한다. 자궁내막암의 치료로는 자궁과 양측 난소 난관을 절제하는 수술적 방법이 권고되며, 수술 후 위험인자에 따라 방사선 치료 또는 병기의 정도에 따라 항암치료가 시행된다.
최민철 교수는 “자궁내막암은 초기 발견 시에는 수술적 치료만으로도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다만 어린 나이에 자궁내막암이 발병하고 자궁내막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에는 가임력 보존을 위해 수술적 치료보다는 호르몬 치료로 자궁을 보존하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며 “최근에는 진행성 재발성 내막암의 경우 면역치료가 하나의 대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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