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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병 피하려고 폭염 대비 소금 섭취? 과하면 건강해친다

pulmaemi 2018. 7. 20. 13:15

평상시 먹는 만큼으로도 충분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행정안전부는 지난 16일 오전 서울, 강원일부와 경기일부에 폭염경보 문자를 발송하여 야외 활동자제와 충분한 물 마시기 등 건강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언론에서도 연일 폭염대비 건강수칙 등, 온열질환 주의를 알리고 있다. 

장시간 야외에서 활동하며 땀을 많이 흘릴 경우 적당량의 소금섭취는 (물1리터에 소금 1티스푼 첨가한 생리식염수 정도) 열사병과 탈수 예방을 위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경우라도 과도한 소금 섭취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찜통더위에 염분을 섭취 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막연히 알고 있는데, 실제 염분섭취가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의정부성모병원 신장내과 김영수 교수는 “야외 운동, 장시간 작업에는 소금섭취가 도움이 되긴 하지만, 일상적인 식사를 하는 사람은 무더운 여름 열사병, 탈수 등을 대비한 예방 차원의 소금섭취를 별도로 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보건복지부 국민건강통계에 의하면 대한민국 국민 중 80%는 이미 일일 나트륨 권장 섭취량 이상을 섭취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평소 먹는 음식에 소금을 더 첨가하는 것은 건강을 상하게 할 뿐이라고 경고한다.  

김 교수는 “신장내과 전문의들은 평소 만성신장질환 예방을 위해 국물 음식을 피하고, 젓가락으로만 식사하기 등을 권하고 있는데, 날이 더워 소금물을 한 사발 더 마시는 것은 나트륨의 과다섭취로 인해 오히려 탈수를 조장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보건기구 제시 권고 기준 소금 섭취양은 5g이다. 티스푼 1번 소금을 푸면 약 4g인데, 한국은 평소 설렁탕을 먹으러 가서도 일반 스푼으로 소금을 몇 번씩 넣는 사람이 일반적이다. 이는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이다. 

과다한 소금 섭취는 혈액내 나트륨 농도를 높이고 혈액내 삼투압을 증가시켜서 주변 조직에서 혈관내부로 수분을 빨아들여 혈장양을 증가시키므로 혈압을 상승시킨다. 혈액내 나트륨의 농도가 과다하게 올라갈 경우 인체는 심방에서 ANP (atrial natriuretic peptide)라는 물질을 분비 시켜 강제로 나트륨을 배설 시키는데, 그 결과 급격히 낮아진 혈관 내 삼투압으로 인해 혈관에서 주변 조직으로 물이 빠져나가면서 얼굴이 붓는 부종이 발생하게 된다.  

지금껏 살아온 습관 중에서도 먹는 습관을 고치는 것이 가장 어렵다. 외식을 피하고, 가공식품을 끊거나, 국물 간을 소금이나 간장에서 다시마, 멸치 등을 우려낸 국물로 바꾸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그러나 집밖을 나와서 한 끼 이상 해결하는 현대인들에게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실현 가능한 방법은 국물을 안 먹는 것이다.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한 소금을 음식에 첨가하면 건더기에 1/3, 국물에 2/3의 소금이 분포하므로 찌개류는 말지 않고 건더기 위주로 먹고, 국그릇의 국은 반만 먹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