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계 질환

증가세 보이고 있는 '크론병'…예방법은 없을까?

pulmaemi 2018. 2. 27. 14:01
담배 피우면 더 잘 걸리고 흡연 환자인 경우 더 악화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 

크론병은 구강에서 항문까지 위장관 어느 부위에서도 생길 수 있는 만성 난치성 염증성 장질환으로 서구 선진국에서는 흔한 질환이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희귀한 병이었다.


그러나 최근 역학조사에서 보면 동아시아 국가에서의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 추세는 우리나라에서도 관찰된다.

크론병은 아직 그 병인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며, 주로 10~20대의 젊은 연령에 발생하며 남자보다 여자에서 조금 더 많다는 보고는 있지만 국내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다.

만성질환으로 오랫동안 지속되며 완치시킬 순 없고 일부에서는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나 불편을 최소화시키고 정상적이 생활이 가능한 질환이다.

크론병이 발견된 이후 많은 연구와 노력이 있었으나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그러나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이 외부 환경적 요인과 내적 요인이 서로 작용하여 점막 면역기능이 통제되지 않아서 만성적 염증상태를 야기해 발병된다고 생각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원선영 교수는 “크론병의 발병에는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그리고 장내 세균총에 대한 이상면역반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유전적 요인에 대한 증거로는 특정 민족이나 종족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가족성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서구에는 가족 내 발병률이 조금 높게 나타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가족 내 발병확률이 매우 낮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 질병을 예측할 인자나 어떤 식으로 유전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크론병은 유전성 질환이라기보다는 가족성 질환으로 보는 것이 맞다는 것이 원 교수의 설명이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농촌보다 도시에서 발생률이 높고, 유럽 이주 아시아인에서 발병률이 높고 고소득층에서 잘 생기는 사실은 유전적요인보다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병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 외 환경적 요인으로는 흡연, 식사, 감염 등이 있으며 이들 역시 직간접적으로 크론병 발병에 관여한다는 주장들이 있다.

스트레스는 과민성 장 증후군과는 달리 크론병을 야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다른 질환에서와 마찬가지로 질환의 경과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 또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감염으로 발병하지는 않고 다른 사람에게 점염되지는 않는다.

크론병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과 설사이며 체중감소가 흔히 동반된다. 침범된 부위에 따라서 복통의 위치와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가장 많이 호발 하는 부위는 말단회장부이므로 주로 우하복부 또는 배꼽 부위에 쥐어짜는 듯한 간헐적이 통증이 주로 식후에 나타난다.  

병의 초기에는 증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고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많아 진단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경과하기도 한다. 복강 내 농양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복막 자극으로 지속적인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설사는 거의 모두 나타나는 증상으로 점진적 호전 없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고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구역감과 식욕이 떨어져서 체중이 감소한다. 이와 같은 증상들은 빈혈과 더불어 피로감의 원인이 된다. 항문주위에 통증이나 불편감이 있을 경우 항문농양이나 항문 누공을 의심해야 한다.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기에 발병할 경우 키나 체중이 잘 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크론병은 주로 장관을 침범하여 증상이 일어나지만 실제로는 장이외의 전신에 병을 일을 킬 수 있어서 이를 장외증상이이라 부른다. 흔히 나타나는 장외 증상은 관절, 눈, 피부, 간, 담관, 신장 등이며 장이 아닌 다른 부분에 염증이 생기는 이유는 아직까지 밝혀져 있지 않다.  

원 교수는 “대부분의 장외 증상은 장내 염증이 호전되면 좋아지나 일부 증상은 무관하게 나타난다. 가장 흔한 것은 관절염이다. 눈에도 다양한 병이 생기나 포도막염이 흔히 나타나며 이는 빠르게 진행하면 실명할 수 있으므로 빠른 치료를 받아야한다”고 조언했다.

크론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우리나라에서 지속적인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한국인 및 아시아인의 유전구조가 갑자기 염증성 장질환이 잘 발생하는 경향으로 바뀌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장내세균총의 변화가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장내세균총은 식이에 영향을 받는다. 정제당류, 지방산, 인공감미료, 패스트푸드, 육류의 섭취 증가와 섬유질 과일, 채소의 섭취감소로 대표되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염증성 장질환 발생의 연관성이 일본인 중국인에서 보고된 적 있다. 

이에 원 교수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이고 육류 위주의 식사보다 섬유질 삽취를 늘이는 등 균형 잡힌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조언했다. 크론병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서 더 잘 걸리고 흡연 환자에서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병이 악화되고 수술을 받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다른 병과 마찬 가지로 백해무익하므로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  

원 교수는 “역학조사 연구에서 장기간의 모유수유는 장내 세균총 조성과 관련이 있어 크론병 위험 감소를 보이므로 모유 수유를 하는 것도 2세를 위해 도움을 되지 않을 까 생각되며 마찬가지로 대기오염도 크론병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우리 모두 미래를 위해 환경보존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pyngmi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