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남친·남편도 모르는 '여자만의 고통' 생리통 원인은?

pulmaemi 2017. 11. 20. 15:44

[메디컬투데이 최성수 기자] 

“생리통이 너무 심해요. 직장에 나가서도 일을 하지 못할 만큼 아파요” 4살 아들을 둔 36세의 유모씨는 젊어서부터 생리통이 심해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다.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해도 생리통은 나아지지 않아 진통제를 먹을 때마다 내성이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여성의 절반 이상이 생리통을 겪으며 그중 약 20%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통이란 생리 주기에 따라 생리 무렵에 나타나는 통증으로 가임기에 경험하게 되는 흔한 증상이다. 증상이 심할 때는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주어 학교나 직장에 나가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가임기 여성의 50~90%가 경험하는 증상으로,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 질환이 없는 원발성 생리통으로 이는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30세 이하, 체질량 지수 20 이하, 흡연, 12세 이전의 초경, 생리 주기와 생리 기간이 긴 경우, 불규칙하고 생리량이 많은 경우 생리통이 심할 가능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첫 아이를 분만하거나 출산을 많이 한 경우 생리통이 덜하다. 가족력도 조금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생리통의 원인은 크게 원발성 생리통과 속발성 생리통,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원발성 생리통은 특별한 원인 없이 호르몬에 의한 생리통 즉 생리시 생성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호르몬이 자궁을 수축시켜 발생한다. 초경 시작 1~2년 후부터 발생하고 생리 시작 1~2일 전이나 생리 직후부터 시작되어 2~3일간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아랫배 중간 부위가 아프고 심할 경우 허리와 허벅지까지 아프기도 하다. 오심, 설사, 두통, 피로감이 동반될 수 있다. 치료는 일차적으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와 호르몬 피임제(경구, 주사, 자궁내장치) 등의 약물을 사용하며, 호르몬 피임제는 피임을 원하는 여성에게 사용될 수 있다.  

피부를 통한 신경 차단술이 효과는 있지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보다 효과가 덜하여 약물의 용량을 줄여주는 정도로 사용할 수 있으며,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을 차단하거나 절제하는 방법도 있지만 아직 치료방법으로 권장하고 있지는 않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또는 호르몬 피임제로 치료해도 효과가 없을 때는 두 가지 약물을 병합하여 사용해 볼 수도 있으며, 충분한 통증 경감 효과가 없을 때는 발견하지 못한 원인이 있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  

속발성 생리통은 자궁 질환 및 골반문제 등으로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과 같은 원인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속발성 생리통은 원발성 생리통보다 발생 연령이 높은 편이다. 초경 수년 후 시작되고 생리 시작 1~2주 전부터 통증이 발생하여 생리 기간 내내 아프고 생리가 끝나고도 수일 더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자궁샘근증, 자궁내장치, 골반염, 자궁강 혹은 골반내유착, 골반울혈증후군, 자궁기형 등의 원인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임상적 통증 양상과 초음파 검사, 복강경 검사, 자궁경 검사,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원발성 생리통에 사용되는 약물과 치료방법을 일차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통증 경감 효과는 원발성 생리통보다 덜 나타날 수 있다. 속발성 생리통의 원인을 파악한 후, 그 원인 질환에 따른 치료를 시행하여야 하며 어떠한 치료에도 반응이 없을 때는 자궁절제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산부인과 김명환 교수는 “생리 중 나타나는 프로스타글란딘 호르몬은 강력한 혈관수축과 자궁수축을 유발하므로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통증 경감에 효과가 있다”며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대부분의 비마약성 진통제는 내성이 거의 없을 뿐더러 중독성이나 의존성도 없어 생리통이 심한 경우 무조건 참지 말고 적절하게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김 교수는 “극심한 생리통이 반복되거나 평소에 없던 생리통이 생겼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 원인질환을 찾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최성수 기자(choiss@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