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불감증➀]자전거 인구 1300만…음주운전 등 미흡한 인식·제도

자전거 사고 10년 새 만 건 이상 급증…안전 인식은 부족

［메디컬투데이 최성수 기자］ 

1340만 명, 한국교통연구원에서 발표한 월 1회 이상 자전거를 이용하는 우리나라 인구수다.

이는 만 12세 이상에서 69세 이하 인구를 대상으로 한 결과로 전체 인구의 33.5%를 자전거를 이용한다는 것.

특히 매일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은 330만명으로 전체인구의 약 6.6%는 매일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레저를 즐기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전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자전거 이용객들이 늘어나듯 그로 인한 사고가 만만치 않게 발생한다는 것을 자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실제로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자전거사고는 2006년 7922건에서 2011년1만2121건으로 증가한데 이어 2012년 1만2908건, 2013년 1만3316건, 2014년 1만6664건, 2015년 1만7366건으로 10년 새 만 건 이상 급증했다. 

이 가운데 사망자수는 2011년 275명, 2012년 289명, 2013년 282명, 2014년 283명, 2015년 276명으로 2015년에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6%는 자전거 사고 사망자였다.

이러한 자전거 사고는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발간한 ‘손상예방과 건강한 안전사회 자료’에 따르면 손상환자 심층조사 결과 교통사고 9003건 가운데 자전거 사고는 896명(10.0%)으로 18.0%인 161명은 입원해야할 정도로 큰 부상을 당했고 0.9%(8명)는 사망했다. 

하지만 자전거 사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고, 이에 따른 제도적 장치도 미흡한 상황이다. 

자전거길이 있는 서울 인근의 공원을 가보면 자전거를 세워놓고 맥주 등 주류를 마시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서울 외곽의 자전거길 인근 식당에서도 자전거 라이딩 복장을 하고 술을 주문하는 사람들도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매주 주말 서울 인근 공원에서 자전거 타기를 즐긴다는 서울에 사는 A씨는 “술을 마신 것 같은 행색의 사람이 보이면 사고가 날까봐 오히려 본인이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같은 자전거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음주운전을 꼽고 있지만 자전거 음주운전 사고를 단속은 사실상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행 도로교통법상 자전거의 운전자는 술에 취한 상태 또는 약물의 영향과 그 밖의 사유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는 운전해서는 안 되지만 음주단속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아 이를 단속할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음주 단속 강화와 처벌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 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 상 ‘차’로 분류됨에도 보행자로 착각하고 도로를 가로지르거나 주행 중 급하게 차로를 변경하기도 한다. 이에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자전거 고령 운전자 사망사고는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2014년 자전거 사고 사망자 가운데 고령운전자 사망비율은 43.2%, 2015년 55.6%, 지난해 62.5%로 자전거 사고 3명 중 2명은 노인인 셈이다.

고령자의 경우 인지능력이 떨어져 사고 시 순간적인 대처가 어려워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장비 없이 타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자전거 보호장구는 어린이만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특히 고령자는 사고에 취약한 만큼 보호장구를 철저히 갖추고 자전거를 타야한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최성수 기자(choiss@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