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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겪어보지 않으면 말을 마라” 젊은층에 침범한 탈모

pulmaemi 2017. 9. 4. 13:54

성인 5명 중 1명은 ‘탈모’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겪어보지 않으면 말을 마라” 탈모 환자들의 목소리다. 중년 남성들의 상징이었던 탈모가 이제는 젊은층은 물론, 여성들에게까지 침범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21만명이 웃도는 탈모 환자들이 병원을 찾았다. 매년 증가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탈모 환자. 

이들 뿐 아니라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까지 더하면 국내 탈모 추정 인구는 1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성인 5명 중 1명은 탈모를 겪고 있다는 얘기다. 

20대부터 40대까지 나이를 가리지 않는 탈모. 특히 20~30대에만 탈모로 치료 받은 환자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물론, 30대와 40대에 집중 분포돼 있으나 20대도 탈모의 경계선에 있는 환자들이 수두룩 하다는 것이다.

일정량의 머리카락이 매일 약 50∼70개가 빠지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머리를 감을 때 100개 이상이 빠진다면 병적인 원인에 의한 탈모일 가능성이 높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홍창권 교수팀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안드로겐 탈모증으로 중앙대병원을 찾은 환자 총 12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자 환자의 평균 발병 시기는 2006년 34.1세에서 2010년 31.6세로 연령대가 낮아졌다. 4년간 2.5세 젊어진 양상이다.

홍창권 교수는 “탈모 전조증상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현상이다. 유난히 머리카락이 가늘어 졌다고 느낄 때, 머리를 감은 후 빠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쥐어봤을 때 한 움큼 정도가 잡힐 때, 아침에 일어났을 때 베게에 평소보다 머리카락이 많이 떨어져 있을 때에는 탈모가 시작되고 있는지 의심하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남성형 탈모나 여성형 탈모에 맞는 올바른 치료제를 투여하면 부작용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남성형 탈모 치료제를 복용한 남성의 성기능 감퇴 등의 부작용에 대해 연구한 결과 미복용자에 비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 약제는 여성에서는 효과가 적고 특히 가임기 여성의 경우는 복용을 금하고 있다. 탈모가 진행됨에 따라 굵은 모발이 가늘어지고 더 진행되면 가늘어진 모발의 모근이 죽게 되며 이렇게 죽어버린 모근이 많아지면 탈모 치료는 매우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탈모증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소인은 타고나는 것이므로 조절할 수 없다. 하지만 이차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식습관이나 모발관리습관의 개선 그리고 스트레스나 술, 담배와 같은 악화 요인들은 차단할 수 있다고.

홍창권 교수는 “음식은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고, 동물성 기름과 당분이 들어있는 음식을 피하여야 하며 무리한 다이어트는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머리는 비누보다 샴푸로 감는 것이 좋다. 최근 탈모에 좋다는 고가의 기능성 샴푸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샴푸는 탈모예방이나 치료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 밖에 과음과 흡연은 삼가는 것이 모발 건강과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