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계 질환

잦은 설사에 복통까지 겪는 크론병…"조기치료가 필수적"

pulmaemi 2017. 8. 16. 12:57

"질병이 악화되면 약물 치료도 효과 없어"


[메디컬투데이 최성수 기자] 

# 직장인 A씨는 평소 설사로 고생해오던 중 얼마 전부터는 혈변과 복통 증상까지 더해져 힘들긴 했지만 진료를 미뤄왔다.

하지만 회사 생활 도중 통증은 계속 심해졌고 잦은 설사와 복통으로 일상생활이 힘들어져 병원을 찾았더니 생각지도 못한 ‘크론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크론병이란 식도, 위, 소장, 대장과 항문에 이르기까지 위장관의 어느 부위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증상의 악화와 재발을 반복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체 면역 체계가 스스로 공격하는 자가 면역성 질환의 일종으로 추정된다.

크론병의 원인 중 음식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아직까지 밝혀진 원인이 되는 음식은 없다.  

오히려, 음식을 가리기 시작하면 잘못된 식습관 때문에 영양결핍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음식을 가리지 않는 것이 좋다. 의사들은 음식을 가리기보다는 어느 한 영양소가 부족해지지 않도록 골고루 잘 먹고 권장하는데, 영양상태가 좋아지는 것이 오히려 약물에 대한 반응도 좋게 하고, 전신 상태를 호전시키며 성장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술이나 커피는 장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병이 악화된 상태라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크론병은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감과 같은 정신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병으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의 생리작용 등에 영향을 미쳐 증세를 악화시킬 수는 있기 때문에, 가급적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좋다.

크론병 환자들에서 대장암이나 직장암이 발생할 확률은 일반인에 비해 조금 높다. 하지만, 크론병 자체의 증상과 대장암이 발생했을 때 암에 의한 증상이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초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 따라서, 정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이어, 크론병에 걸렸을 경우 일상 생활이 가능한지에 대한 환자들의 걱정이 많다. 급성기가 아니라면 정상적인 직장생활이 가능하다. 크론병을 갖고 있더라도 학교에 다니고, 직장생활을 하며,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운동, 취미, 여행 등 모든 것이 가능하다. 

증상이 악화된다면 잠시 병가를 내고 입원치료를 받을 수도 있지만, 증상이 호전되면 완전한 정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단, 병이 악화된 급성기에는 지나치게 피로를 유발하거나 복통, 관절통 등의 증상을 악화시킬 정도로 격렬한 운동은 제한하는 것이 좋다.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사전에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자신이 쓰고 있는 약의 이름, 특히 성분명과 용량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고, 비상시에 대비한 충분한 양의 약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을 여행한다면, 세균성 장염이 크론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물은 가급적 사서 먹을 필요가 있다.

이러한 크론병은 조기치료가 필수적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는 “크론병 환자들을 조기에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조기에 치료할수록 약물 치료를 통한 개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크론병의 초기에는 주로 염증 성분이 많은데, 염증은 약물 치료를 통해 좋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질병 경과의 후반으로 갈수록 섬유화 협착 등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약물 치료를 하더라도 좋아지지 않고, 결국 수술을 해서 장을 절제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치료 약물들도 질병의 초기에 치료하면 약효가 더 좋지만, 후기에 치료할수록 약효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크론병에 대한 조기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메디컬투데이 최성수 기자(choiss@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