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최성수 기자]
나이가 많은 노인이 암에 걸리면 환자 자신도 또 보호자도 항암치료를 잘 받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고생하는 것보다 오래 살지 못하더라도 사는 동안 고통 없이 살고 싶다는 것이 대부분의 이유이다.
노인 항암제 치료가 젊은 사람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나이가 들면 젊은 사람들보다 신체적 기능이 떨어진다. 간 기능이나 신장 기능이 감소하여 항암제가 잘 배출되지 않아 부작용이 더 나타날 수도 있고, 이미 심장 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는 심장 독성이 있는 항암제가 심장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인은 골수기능도 감소하여 항암제 치료 후에 골수억제가 더 심하게 생겨 면역력도 더 심하게 감소할 수 있다. 또, 노인은 암이 진단되기 전부터 고혈압, 당뇨병 등 여러 질병이 있어 그에 대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항암제 치료를 받으면 이런 질병들이 악화될 수 있다.
나이가 아주 많은 노인은 젊은 사람과 똑같은 치료를 받으면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혈액종양내과 유영진 교수는 노인 항암치료를 결정하기 전 알아두면 좋을 4가지를 소개했다.
첫째, 나이로 모든 것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항암치료에 잘 견딜지 여부는 주민등록증에 나오는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신체적인 나이가 중요하다. 노인이지만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해왔고, 튼튼한 유전자를 물려받은 환자는 나이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둘째는 항암제 치료를 받을까, 받지 않을까 하는 문제 보다는 항암제의 용량을 어떻게 할까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젊은 사람처럼 많은 용량의 항암제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항암제 용량을 줄이면 별다른 부작용 없이 치료를 받는 경우도 많다. 물론 효과는 조금 줄어들겠지만, 그래도 치료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 항암제 치료를 받지 않는다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노인에서 폐암 항암치료를 한 사람들과 증상완화 치료만 한 사람들을 비교한 연구가 있다. 이 연구에서 항암치료를 받은 사람이 받지 않은 사람보다 생존기간뿐 아니라 살아있는 동안 삶의 질도 더 좋았다. 항암제 치료를 받았더니 고생만 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이 더 고생한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항암제 치료 부작용을 줄이는 약제들이 많이 개발되었고, 또 부작용이 적으면서 효과는 더 우수한 항암제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항암치료를 하면 토하고 식사를 못했지만, 요즘 개발된 항구토제를 사용하면 80% 이상의 환자는 전혀 구토를 하지 않는다. 정상세포는 공격하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치료라는 약물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런 약제들은 예전에 비해 독성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유 교수는 “노인들의 항암 치료는 나이가 아닌 환자의 상황, 건강상태, 예상되는 항암제의 효과와 부작용 등을 모두 면밀히 검토하여 결정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최성수 기자(choiss@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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