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오수빈 기자]
간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대사 및 담즙산, 여러 호르몬의 대사에 작용하며, 해독 작용 등의 중요한 기능을 하는 인체의 화학공장이다.
간의 지속적인 세포손상으로 간암이 발생해 암세포가 증식하면 간의 구조적 변화를 유발하고 정상적인 간세포의 수가 적어져 간 기능 장애가 나타나게 된다. 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체내 대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간암은 전체 암 발생의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유병률이 높고, 암이 진행돼 기능이 감퇴하기 전에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주변 장기로 전이도 일어나기 때문에 간암에 대한 위험인자가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지속적인 관심과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한국인 간암환자의 85%는 B형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돼있을 정도로 간염바이러스는 특히 많은 원인을 차지하기 때문에 B형간염 보유자 및 C형 간염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또 하나의 주요 원인은 음주다. 우리 몸에 들어온 알코올의 독성물질 중의 80%는 간에서 해독작용을 거쳐야하는데, 간이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넘어설 경우 간 손상을 넘어 간암을 유발할 수 있다.
알코올은 지방간, 간경변, 간암 등을 일으키는 간 건강의 큰 적이다. 알코올 등 여러 원인에 의한 만성 간질환 환자는 특히 고위험 군으로 볼 수 있는데, 발생 원인이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간경변을 이미 가지고 있다면, 간암이 발병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간암은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다. 증상이 있더라도 간암은 기존에 간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주로 생기기 때문에 간암의 증상을 기존 질환의 증상으로 오인해 간암이 생겨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증상이 나타나서 발견될 정도의 간암은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로, 진행된 후에는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없고 치료의 예후도 좋지 않다.
보통 간염, 간경변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간암이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식욕부진, 전신권태감, 복부팽만감, 변비, 설사 등의 변통이상, 소변의 농염, 황달, 토혈, 하혈, 급작스런 복통과 빈혈증상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간암이 의심되면, 초음파나 CT, MRI, 혈관촬영 등 영상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혈액검사에서 알파태아단백질(AFP)이 증가돼 있으면 간암의 존재를 의심하게 된다.
현재까지 간암을 완치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간 절제술이다. 정상 간의 경우 80%의 간을 절제해도 6개월 내에 다시 원래대로 자라날 정도로 회복력이 좋기 때문이다.
암이 절제가 가능하면서 간경변증이 없거나 간기능이 충분하다고 판단될 경우 우선적으로 간절제술을 고려하게 된다. 간암뿐 아니라 간암의 원인을 제공한 병든 간을 완전히 제거하고 새로운 간을 이식하는 간이식은 이론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이나 1~2기 정도의 조기간암에서 주로 적용이 가능하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간담췌외과 김동식 교수는 "간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암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최상의 범위를 찾아 간을 절제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학제 협진을 통한 면밀한 검토와 논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이식의 경우에는, 기증자와 환자의 생체적합성에 따라 수술결과가 크게 영향을 받지만, 최근에는 혈액형이 맞지 않는 경우나, 조건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식이 가능할 정도로 술기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절제술과 이식외에 고주파 열치료 및 에탄올 주입술은 작은 간암의 치료에 효과적이다. 경동맥 화학색전술과 방사선치료, 방사능색전술, 항암화학요법 등도 수술을 적용하기 어려운 환자의 치료방법으로 선택되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영상의학과 조성범 교수는 "종양이 크지 않다면, 종양으로 들어가는 혈관을 통해 항암약물을 투여하고 혈관을 정확히 차단해 선택적으로 암을 사멸시키는 간동맥 화학색전술로 간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종양만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어떤 질병이든 예방이 중요하다. B형 간염의 경우 백신을 접종하고, C형 간염은 백신이 없기 때문에 주요 감염경로인 주사기재사용, 멸균되지 않은 문신과 피어싱도구사용을 하지 않아야 하며, 환자와 칫솔, 면도기, 손톱깎이를 같이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엄순호 교수는 "간암의 약 70%는 간경변이 생긴 상태에서 발생하므로, 간염을 치료해 간질환의 진행을 정지시키고 간암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 뒤, "만성 간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오수빈 기자(others112@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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