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계·남성학

무더운 여름 ‘만성콩팥병’ 환자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은?

pulmaemi 2017. 6. 27. 12:50

칼륨 함량 많은 과일·채소, 콩팥병 환자에겐 독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 

때이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수박, 참외, 토마토 등 시원한 여름 과일로 여름을 나기 위해 과일가게는 장을 이룬다. 하지만 여름 과일이 모두에게 이롭진 않다. 특히 칼륨 배설 능력에 장애가 있는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는 독배와 같이 위험할 수 있다. 

이에 문주영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만성콩팥병 환자들이 건강하게 여름을 나기 위한 정보에 대해 알아본다.

우리 몸에 칼륨이 부족하면 피로하고, 무기력해지는 느낌을 갖는데 흔히들 ‘여름 탄다’고 말한다. 이 때 칼륨이 많이 들어간 과일이나 채소를 먹으면 여름을 활기차게 보낼 수 있다. 하지만 만성콩팥병 환자, 특히 콩팥기능이 절반이상 망가져 제 역할을 못하는 환자는 과일, 채소의 과다한 섭취가 독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일반인들과 달리 콩팥 기능 저하로 인해 소변을 통해 배출되는 칼륨이 줄어들어 있기 때문이다.  

만성콩팥병 환자가 칼륨 함량이 많은 과일이나 채소를 섭취할 경우 혈청의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한다. 이 때 근육의 힘이 빠지거나, 이상 감각이 발생하고, 심할 경우 심장의 부정맥이 발생하고, 심장이 멎는 등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적은 활동에도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 여름에는 수분 손실이 많아져 탈수의 위험이 증가한다. 하지만 여름철 탈수는 물을 무조건 많이 마시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수분이나 나트륨, 칼륨 등의 전해질 조절능력이 낮기 때문에 갑자기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어 심할 경우 의식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탈수에 빠지고 신기능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 전후에는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나이가 드신 분들은 탈수를 느끼는 감각이 둔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칼륨은 과일과 채소의 종류에 따라 그 함량이 다르다. 바나나, 참외, 토마토, 키위보다는 포도, 오렌지, 사과에 칼륨이 적고, 채소도 버섯, 호박, 미역, 시금치, 쑥, 부추, 상추 등에는 칼륨이 많고, 가지, 당근, 배추, 콩나물, 오이, 깻잎에는 상대적으로 적다. 또 뿌리나 줄기보다는 잎에 칼륨이 적다. 

과일이나 채소를 물에 담아 놓거나 데치면 칼륨이 물로 빠져 나간다. 때문에 과일은 통조림 과일이 생과일보다 칼륨 함량이 적고 채소도 물에 삶거나 데친 후 먹는 것이 좋다. 채소도 가급적 잘게 썰어서 재료의 10배 정도 되는 따뜻한 물에 2시간 이상 담가 놓았다 새 물에 몇 번 헹구어서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칼륨의 30-50%를 줄일 수 있다. 

곡류 중 백미보다는 검정쌀, 현미, 보리, 옥수수, 찹쌀 등에 칼륨이 많다. 도정이 덜 된 곡류에도 칼륨이 많다. 고구마, 감자, 토란, 밤, 땅콩에도 칼륨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노란콩에 검정콩보다 칼륨이 월등히 많다.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경우 부종이나 고혈압이 흔히 동반되므로 저염 소금이나 저염 간장 등을 사용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저염 소금이나 저염 간장에는 나트륨 대신 칼륨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성분표를 확인해야 한다.

콩팥병 환자에게 과다한 과일과 야채주스의 섭취는 생명을 빼앗아가는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신장의 기능이 정상의 30% 이하로 감소된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는 고칼륨혈증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녹즙도 피하는 것이 좋다. 

문주영 교수는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면 갈증이 생기기 마련. 갈증은 몸에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이므로 갈증이 날 때에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온음료와 탄산음료에는 많은 양의 칼륨과 인이 포함되어 있어 피하는 것이 좋고, 물로 수분 섭취를 하시길 권한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pyngmi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