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거리에는 벌써 노출의 계절 여름이 시작된 지 오래. 시원하고 화려한 여름 의상만큼이나 신경 쓰이는 것이 피부 관리다. 건강하고 탄력 있는 피부는 젊음의 상징이다.
그러나 여름이 반갑지만은 않은 사람들이 있다. 팔다리와 겨드랑이 등 평상시 잘 보이지 않던 부위의 얼룩덜룩 보기 흉한 흰 반점 때문에 남들처럼 시원스레 짧은 반바지와 셔츠를 입을 수 없는 백반증 환자들이 그들이다.
백반증은 전신의 피부가 동일한 자기 고유의 피부색을 나타내 주어야 하는데,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멜라닌세포가 후천적으로 파괴되어 피부색이 자기 고유의 색을 나타내지 못하고 흰색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통계에 따르면 백반증 환자는 2011년 5만548명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6년 5만9844명으로 5년 사이 18.3% 증가했다. 월별로 보면 대체로 해마다 7~9월에 백반증 환자 수가 연중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경향을 보였다.
백반증은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인종이나 지역, 연령에 관계 없이 발생하지만, 특히 10~30세 사이가 가장 흔하다.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피부과 윤문수 교수는 “멜라닌세포가 파괴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고 면역설, 신경체액설, 멜라닌세포 자가 파괴설 등이 가장 유력하다”며 “정신적 혹은 신체적 스트레스, 외상이나 일광화상 등이 백반증의 발생 또는 악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있어 유전적 소인도 의심된다”고 말했다.
백반증에 걸리게 되면 피부의 여기 저기가 흰 반점으로 인해 얼룩덜룩하게 보여 미관상 큰 손상을 초래하게 된다. 백반증은 여러 가지 크기, 형태의 백색 반점으로 피부에 나타나며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다.
특히 손, 발, 무릎, 팔꿈치 등의 뼈가 돌출한 부위, 입·코·눈 주위 그리고 다리, 겨드랑이, 손목 안쪽 등 부위에 발생빈도가 높으며, 상처를 입은 부위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백반 부위의 털이 탈색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머리카락, 눈썹 부위에 백모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때로는 갑상선 기능저하증, 갑상선 기능항진증, 당뇨병, 악성빈혈, 에디슨씨병, 원형 탈모증, 홍반성 낭창, 피부 경화증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동반되기도 한다.
윤 교수는 “피부에 흰 반점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백반증인 것도 아니다”라며 “반상 경피증, 백색 비강진, 알레르기, 염증 후 탈색증, 특발성 적상 저색소증, 탈색소 모반, 부분 백피증 등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환자가 자가 진단을 해서 민간요법 등으로 치료하지 말고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서 그 질환에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반증은 초기의 적절한 치료 혹은 장기간의 꾸준한 치료를 받는다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치료방법으로는 광치료, 스테로이드 치료, 외과적 수술 등이 있다. 그 외에 커버마크나 화장품 등으로 병변 부위를 가리는 방법 등이 있다.
윤 교수는 “현재까지는 뚜렷한 예방법이 없으므로 백반증은 가능한 한 초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이 좋으며 이 질환을 이해하고 수용함으로써 과도한 정신적 압박을 받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상처를 입은 후 그 자리에 백반증이 생길 수 있는 쾨브너 현상(Koebner phenomenon)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피부가 상처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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