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설마했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누구에게나 쉽게 보였던 정치인, 지도자와 국가 수장이란 표현보다는 욕설과 비하를 더 많이 찾아 볼 수 있었던 대통령 노무현이 너무도 급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부인, 자식, 측근, 심지어 조금의 연이라도 닿았던 자신을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압박과 피해를 받는 상황이 그에게 힘겨웠었는지, 5년간 이루어냈던 많은 정책들과 토대들이 불과 2년도 안되는 시간에 모두 무너져내리고 부정되는 잔인한 모습에 환멸을 느꼈는지, 새벽 작은 산 정상에서 그렇게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어떠한 이유라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는 미화되서도, 긍정되서도 안되지만, 소식을 접했을 때는 참담함과 부끄러움, 막막함의 감정 외엔 어떤 생각도 나질 않더군요. 처음엔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기사를 넘길때마다 왜 그가 그렇게 갈 수 밖에 없었는지가 너무나 민망하고 노골적으로 나타나 보였기 때문입니다.
산에 오르고 실족한 이후, 병원으로 이송되었을때부터 숨을 거두실 때까지의 정황이나 주위의 반응, 각 분야의 대응까지 여러 갈래의 기사들이 쏟어져나오고 있지만, 부끄럽게도 마땅히 붙여드려야할 '서거'라는 한 단어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자살', '사망', '실족사' 시정잡배에게도 붙을 수 있는 예의없는 표현들을 보고 있자니 갑작스러운 큰 충격에 언론도 당황한 기색이 역역했지만, 평소에 그를 바라보는 시각이 한 나라의 큰 어른이 아닌 일개 정치인, 필부에 불과하다는 것이 너무나 노골적으로 보이더군요. 그의 업적과 행보를 긍정하건, 부인하건 노무현은 합법적인 과정을 거쳐 선출된 한 시대를 책임지며 이끌고 나갔던 국가 지도자이며 그에 걸맞는 존중과 예우를 다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는 생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도 그런 대접을 받지 못했어요. 스스로 낮아지는 것을 택한 그가 자초한 일이지만, 만만하면 더 기어오르는 그들의 더러운 심성에 솔직히 역겹기까지 합니다.
비단 언론 뿐이겠습니까. 당연히 평가받고 계승되어야할 정책들은 정권 교체가 되자마자 모두 사장되어 버리고, 측근들은 정치적 사망선고에 앞길이 막혀버렸으며, 가족들은 부적절한 돈거래라는 이름하에 청와대 관저에서 물러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검찰청을 수시로 불려다녔습니다. 권력무상이라는 말을 이렇게 절실하게 온 몸으로 느꼈던 대통령이 또 있을까요. 날이면 날마다 토해내는 저주와 욕설로 가득한 기사와 사설들, 자신이 임명하고 거느렸던 이들이 공권력이란 칼을 휘두르며 명확한 증거에 의한 조사보다는 여론을 움직여 이름에 똥칠을 해대는 상황을 감내하기엔 그에겐 너무나 힘겨운 나날이었나봅니다.
너무나 부끄럽고 창피한 하루입니다. 그는 끊질기게 살아남아서 더 좋은 세상을 볼 권리와 의무가 있었어요. 그의 명예와 업적이 정당하게 평가받고 과오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수정, 비판받는 세상을 지켜보고 감내해야할 사람이었습니다. 저지른 잘못들은 그에 따라 합당하게 처벌받아야 하지만, 그 이상으로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그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굳건히 버텨야할 책임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개인의 것이기 이전에 그를 지지하고 성원했던, 그리고 한 시대를 같이 호흡했던 국민들의 것이니까요. 하지만, 마땅히 받아야할 권리와 명예는 모멸차게 걷어가 버리면서, 그에게 의무와 희생만을 요구해왔던 이기적인 바램은 이젠 허공으로 사라져 버렸군요. 어쩌면 이 충격이 가셔버리면 무책임하고 비도덕적인 소인배의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추악한 시도가 또 우리를 뒤엎을지도, 아애 우리의 기억에서 노무현의 세 글자를 지우려는 움직임에 숨이 막혀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돌아가신 그 이후에도 존경과 사랑보다는 오명과 욕설로 도배가 될지 모르는 너무나도 친근하고 낮은 자세의 대통령. 국가 지도자 노무현은 그렇게 마지막 순간까지도 고고한 윗자리에 서있기 보다는 우리 옆에서 묵묵하게 잠들어 있습니다. 너무나 죄송하고, 안타깝고, 슬픈 아침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산에 오르고 실족한 이후, 병원으로 이송되었을때부터 숨을 거두실 때까지의 정황이나 주위의 반응, 각 분야의 대응까지 여러 갈래의 기사들이 쏟어져나오고 있지만, 부끄럽게도 마땅히 붙여드려야할 '서거'라는 한 단어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자살', '사망', '실족사' 시정잡배에게도 붙을 수 있는 예의없는 표현들을 보고 있자니 갑작스러운 큰 충격에 언론도 당황한 기색이 역역했지만, 평소에 그를 바라보는 시각이 한 나라의 큰 어른이 아닌 일개 정치인, 필부에 불과하다는 것이 너무나 노골적으로 보이더군요. 그의 업적과 행보를 긍정하건, 부인하건 노무현은 합법적인 과정을 거쳐 선출된 한 시대를 책임지며 이끌고 나갔던 국가 지도자이며 그에 걸맞는 존중과 예우를 다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는 생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도 그런 대접을 받지 못했어요. 스스로 낮아지는 것을 택한 그가 자초한 일이지만, 만만하면 더 기어오르는 그들의 더러운 심성에 솔직히 역겹기까지 합니다.
비단 언론 뿐이겠습니까. 당연히 평가받고 계승되어야할 정책들은 정권 교체가 되자마자 모두 사장되어 버리고, 측근들은 정치적 사망선고에 앞길이 막혀버렸으며, 가족들은 부적절한 돈거래라는 이름하에 청와대 관저에서 물러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검찰청을 수시로 불려다녔습니다. 권력무상이라는 말을 이렇게 절실하게 온 몸으로 느꼈던 대통령이 또 있을까요. 날이면 날마다 토해내는 저주와 욕설로 가득한 기사와 사설들, 자신이 임명하고 거느렸던 이들이 공권력이란 칼을 휘두르며 명확한 증거에 의한 조사보다는 여론을 움직여 이름에 똥칠을 해대는 상황을 감내하기엔 그에겐 너무나 힘겨운 나날이었나봅니다.
너무나 부끄럽고 창피한 하루입니다. 그는 끊질기게 살아남아서 더 좋은 세상을 볼 권리와 의무가 있었어요. 그의 명예와 업적이 정당하게 평가받고 과오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수정, 비판받는 세상을 지켜보고 감내해야할 사람이었습니다. 저지른 잘못들은 그에 따라 합당하게 처벌받아야 하지만, 그 이상으로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그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굳건히 버텨야할 책임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개인의 것이기 이전에 그를 지지하고 성원했던, 그리고 한 시대를 같이 호흡했던 국민들의 것이니까요. 하지만, 마땅히 받아야할 권리와 명예는 모멸차게 걷어가 버리면서, 그에게 의무와 희생만을 요구해왔던 이기적인 바램은 이젠 허공으로 사라져 버렸군요. 어쩌면 이 충격이 가셔버리면 무책임하고 비도덕적인 소인배의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추악한 시도가 또 우리를 뒤엎을지도, 아애 우리의 기억에서 노무현의 세 글자를 지우려는 움직임에 숨이 막혀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돌아가신 그 이후에도 존경과 사랑보다는 오명과 욕설로 도배가 될지 모르는 너무나도 친근하고 낮은 자세의 대통령. 국가 지도자 노무현은 그렇게 마지막 순간까지도 고고한 윗자리에 서있기 보다는 우리 옆에서 묵묵하게 잠들어 있습니다. 너무나 죄송하고, 안타깝고, 슬픈 아침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4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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