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
난관수종을 치료해야 시험관아기시술의 임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팔관(난관)은 총 길이가 7~12cm로 임신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 기관이다. 나팔관은 난소에서 방출한 난자를 보호하고 정자와의 수정이 일어나는 장소로 수정 후 난관 안쪽의 섬모상피들이 자궁 쪽으로 수정란이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이러한 수정의 장소이자 수정란의 이동통로인 난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자연 임신에 핵심적이고 구조적인 장벽이 생긴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나팔관 폐쇄(난관 폐쇄)’는 시험관아기시술 대상군에 포함된다.
난임을 겪고 있는 여성이라면 한번쯤 경험해보았을 나팔관조영술에서 검사 결과, 양쪽으로 가느다란 나팔관을 통과해 배 안으로 조영제가 퍼져나간다면 정상소견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팔관이 막혀있으면 조영제가 나팔관 안에 고여 주머니처럼 부풀어 오르는 모습이 보이면 난관수종으로 인한 난관폐쇄로 진단 할 수 있다.
난관수종으로 인한 난관폐쇄로 진단 받았더라고 나팔관이 막힌 위치에 따라 임신을 위한 첫 번째 치료 방침이 달라진다. 자궁부와 가까운 쪽이 막힌 경우에는 시험관아기 시술을 바로 시작해도 상관없겠지만 자궁에서 점점 더 먼 쪽이 막힌 경우 시험관아기 시술이 능사는 아니다.
난소에서 가까운 쪽의 나팔관이 막히게 되면 그 안에 여러 가지 점액과 분비물, 액체들이 고이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나팔관에 세균이 번식하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착상을 할 자궁 내막에 액체가 역류하게 되면서 자궁내막의 환경을 오염시키는 탓에 시험관아기시술을 한다고 해도 배아(수정란)가 손상되거나 배아가 자궁내막에 제대로 착상할 수 없도록 방해한다는 것이다.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이우식 교수는 “난관수종 내 액체가 배아의 발달과 착상을 방해하므로 난관수종이 있는 난임 환자의 경우 시험관아기시술(체외수정) 전에 막힌 나팔관을 제거해주는 난관절제술을 먼저 시행하는 것이 시험관아기시술의 임신성공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건강한 아이를 출생하는 확률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간혹 일부 병원에서 수술을 해도 재발확률이 높다는 이유로 난임의 원인 질환인 난관수종을 치료하지 않고 바로 시험관아기시술을 권하기도 한다. 하지만 성공적인 시험관 아기시술의 효과를 증진시키려면 원인 질환인 난관수종을 치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치료 원칙에 따라 수술을 먼저 시행한 이후 시험관아기 시술이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환자의 나이가 38세 이하이거나 결핵성 난관염이 없고, 만성골반염, 골반 내 유착이 동반된 골반수술 경험이 없는 경우 난관성형술을 통해 자연임신을 시도할 수 있다. 수술 방법으로는 유착박리술, 난관절개술, 난관채부성형술 등이 있다. 과거에는 배를 열어 수술을 시행했지만 요즘에는 배를 열지 않고 수술을 시행하는 복강경 수술과 로봇팔을 이용해 떨림 없이 미세한 수술이 가능한 로봇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우식 교수는 “난관수종에 대한 수술적 치료를 주제로 한 연구결과들을 살펴보면, 나팔관이 막힌 경우 복강경 수술을 통한 난관절제 혹은 난관성형을 시행할 경우 평균적으로 임신률이 21.7% 상승한다”며, “치료 원칙에 따라 난임의 원인 질환을 치료한 이후 시험관아기시술을 시행하는 것이 최종적으로는 시험관아기시술의 횟수를 줄여 비용은 물론 시간도 절감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pyngmin@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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