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계·남성학

“내가 이러려고 사나”…압박감에 시달리는 갱년기 남성들

pulmaemi 2017. 2. 17. 14:47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내가 이러려고 사나”

경제적·사회적 압박감에 시달리는 중년 남성들. 이들에게는 사회와 가정,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무게감에 삶에 대한 회의감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다.

남성들은 벌써부터 밀려오는 명예퇴직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 등으로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가야한다는 의무감에 우울함을 술로 풀려는 경향이 강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남성은 여성에 비해 절반 수준 가량이다. 하지만 이들의 연평균 증가율은 여성을 웃돈다.

2013년 기준, 진료인원은 70대 이상(22.2%)에 이어 50대(21.0%)가 많았고, 이 연령층에서 증가폭도 가장 높았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도 우울증과 깊은 관계가 얽혀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남성의 10대 사망원인에 자살은 네 번째로 꼽힌다.  

특히 40대와 50대에서는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 10만명 자살률은 남자가 37.5명, 여자가 15.5명으로 2.4배 차이를 보였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해 50대에서는 무려 3.7배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 같은 우울증은 중년 남성들의 갱년기 현상에서 비롯된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남성들에게 ‘갱년기’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들리는 것이 사실. 폐경과 동시에 뚜렷하게 찾아오는 여성갱년기와 달리 남성갱년기는 자각하기 힘들다. 

남성갱년기 증후군의 증상은 여성갱년기 증상 만큼 복합적이다.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김세웅 교수는 “신체적, 심리적인 무기력증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발기부전이라든지 성욕감퇴, 안면홍조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식욕감퇴, 우울증, 기억력 저하 등도 복합적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 기력이 예전만큼 못하며 키가 줄고, 삶에 대한 의욕 저하와 불안감이 들고 짜증이 부쩍 늘었다면 남성갱년기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김세웅 교수는 “남성갱년기 증후군은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그 외에도 규칙적인 성생활도 남성갱년기를 늦출 수 있는 좋은 예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운동과 함께 콩, 잡곡류 등 비타민 E가 다량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