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서 주사 맞고 몸에 수은 주입…법원 “국가가 배상”

수년간 소송 끝에 2100만원 지급 판결

［메디컬투데이 신현정 기자］ 

군대에서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다가 의무대 실수로 몸에 수은이 주입된 남성이 긴 법정 다툼 끝에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4단독 류종명 판사는 김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김씨에게 2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04년 9월 김씨는 제대를 석 달 앞두고 의무대에서 사실상 의무적으로 독감 예방접종을 했다. 그 후 오른쪽 팔에 심한 통증을 느꼈고, 방사선 검사 결과 팔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 

제대 후 병원에서 혈액 검사 결과 혈중 수은 농도가 120(체내 수은 농도 안전기준치 5 미만)으로 측정됐고, 조직 검사 결과 해당 이물질이 수은으로 의심된다는 진단이 나왔다.

김씨는 수술로 수은 덩어리를 제거했고, 과거 군복무 시절 의무대에서 수은이 함유된 체온계와 혈압계를 사용했고, 그 무렵 체온계가 깨지는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는 점을 기억해냈다.

그는 2006년 “국가가 군부대 내의 수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예방접종시 다량의 수은이 주입됐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고, 항소했지만 화해권고 결정이 나왔다.  

이와 별도로 보훈지청에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거절당하자 행정소송을 제기해 등록 거부에 대한 취소 판결을 받아냈으나 신체 희생 정도가 상이 등급 기준에 미치지 못해 국가유공자로는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행정소송에서 법원은 예방접종과 수은 주입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고, 김씨는 이를 토대로 다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이번에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재판부는 “의무병들이 수은이 함유된 체온계 관리를 소홀히 해 일회용 주사기 백신에 수은이 섞여 김씨에게 주입된 것으로 봐야 타당하다”며 국가의 잘못과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메디컬투데이 신현정 기자(choice051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