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김혜인 기자]
최근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황반변성 중 환자의 80~90%를 차지하는 건성 황반변성에 대한 발병기전을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국대학교 김동은 교수(융합생명공학)와 건국대병원 안과 정혜원 교수(의학전문대학원 안과학 교실) 연구팀은 중장년층 이상 노인 실명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노년 황반변성의 병리 기전을 밝혀냈다고 11일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이번 연구에는 김동은 교수, 정혜원 교수, 건국대 BK21플러스 사업 응용생명공학사업단 백아름 학생이 참여했다.
건국대 연구팀은 지난 2014년 황반변성 환자와 정상인의 눈의 각막과 홍채(수정체) 사이에 들어 있는 액체인 방수의 단백질 비교분석을 통해 ‘케라틴8’ 단백질 발현이 황반병성 환자에서 2배 증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새로운 황반변성 질병 마커로 선정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황반변성 질병 마커인 케라틴8과 황반변성과의 병리학적 연관성 검증을 위한 연구를 통해 세포골격 단백질 중 하나인 케라틴8이 산화 스트레스에 노출된 망막색소상피세포를 ‘자가포식’이라는 대사작용을 통해 세포 사멸로부터 보호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자가포식은 ‘자기 살을 스스로 먹는다’는 뜻으로 세포가 영양소 고갈, 산화 스트레스 등의 극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단백질 혹은 손상된 세포 소기관 등을 스스로 분해해 재사용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세포의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영양결핍 혹은 스트레스 조건에서 세포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산화 스트레스하의 망막색소상피세포에서 케라틴8의 발현량이 증가하고, 증가한 케라틴8이 자가포식작용 중에서도 자가포식소체와 리소좀의 융합단계를 원활히 도와준다는 것을 규명했다.
또 산화 스트레스로 활성화된 MAPK1(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 1)에 의해 케라틴8이 인산화되고 핵 주변으로 재배열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러한 케라틴8의 변화는 망막색소상피세포의 상피세포성을 잃게 하고 간엽세포화를 유도해 망막색소상피세포 고유의 시각기능을 잃게 하는 상피-중간엽변성(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 EMT)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연구팀은 케라틴8의 인산화와 재배열을 막기 위해 MAPK1 억제제의 효과를 조사한 결과 MAPK1의 억제제 투여로 망막색소상피세포와 황반변성 생쥐 모델의 망막조직 변성을 억제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통해 연구팀은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케라틴8의 인산화라는 약물작용점을 타겟으로 해 망막색소상피의 변성을 막을 수 있는 약물 스크리닝에도 적용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약물작용점을 타겟으로 하고 기존 약물(항암제)을 활용하는 신약 재창출을 시험 중”이라면서 “이러한 후속연구는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의 후보물질 발굴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향후 연구팀의 성과는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의 형태로 이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의학과 세포 생물학 분야 세계 최고 학술지인 오토파지(Autophagy, 최근 5년간 영향지수(if)=11.958) 저널에 1월3일자 온라인판에 ‘Autophagy and KRT8/keratin 8 protect degeneration of retinal pigment epithelium under oxidative stress’로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김혜인 기자(hyein@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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