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건강칼럼] 노인성 질환 섬망과 치매, 뭐가 다르지?

pulmaemi 2016. 9. 9. 12:49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부모님이나 주변 어르신이 기억력 감퇴의 모습을 보이고 평소 같지 않은 말로 횡설수설하면 가족들은 우선 치매를 걱정해 심하게 놀라거나 암담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노인의 이런 모습이 반드시 치매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치료 후 완전 회복을 보이는 섬망에서도 나타난다.

섬망이란 갑작스러운 의식의 변화와 함께 주의력·인지기능 장애가 생기는 일시적 상태이다.

고령의 어르신, 수술 후 또는 중환자실 치료 도중·후, 원래 치매가 있었거나 신체 상태가 저하된 경우 발생 위험성이 높다.

섬망 상태가 되면 당사자는 혼란스러워하고 매우 흥분하거나 반대로 매우 쳐지기도 한다. 시간과 장소를 헷갈려 하며 가까운 가족도 잘 알아보지 못할 수 있다. 헛것이 보이고 잠을 못 자고 두서없이 말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들은 잠시 괜찮아졌다가도 악화되며 특히 밤에 심해지기 때문에 옆에서 간병 중인 보호자나 같은 병실을 사용하는 다른 환자분들이 함께 힘들어질 수 있다.

치매나 우울증으로 종종 오인될 수 있으나 원인을 찾아 치료하면 회복이 가능하므로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거나 정신 상태에 갑작스런 변화가 있을 경우에는 즉시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는 일반적으로 오래 기간에 걸쳐 기억력 장애가 심화되면서 성격변화가 뒤따르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짧은 기간 안에는 증상 변화가 별로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비해 섬망은 신체상태 악화에 따라 갑자기 나타난다. 하루 중에도 증상 변화가 큰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밤 시간에 증상이 심화됐다가 낮 시간에는 비교적 덜 하다.

섬망은 대부분 며칠 동안 지속이 되며 신체 상태의 호전에 따라 곧 증상이 사라지게 되지만 경우에 따라 몇 주 또는 몇 개월 간 지속되기도 한다.

이처럼 섬망의 증상 자체는 일시적이고 회복이 가능하지만 섬망이 생겼다는 것은 그만큼 신체 상태가 나쁘고 두뇌의 기능 또한 저하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증상이 호전된 다음에도 유의해서 지켜봐야 한다.

실제로 섬망 환자의 절반 정도는 추후 치매로 이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섬망이 호전된 후에도 지속적인 관찰 및 외래 진료가 필요하다.

섬망이 있는 분은 친숙한 사람을 만나면 도움이 된다. 가능한 친숙한 분이 자주 방문하고 간호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게 좋다.

주변이 지나치게 소란스럽거나 자극이 과하면 더욱 혼란스러워할 수 있으므로 조용하고 안정된 병실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거동 시에는 낙상의 위험에 주의하고 침상 주변에 위험물이 없는지 확인하고 정리해야 한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