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겨울철 어린이 ‘독감+장염’ 비상

pulmaemi 2009. 1. 24. 09:41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어린 아기들이 심한 설사와 탈수 증세를 보이는 ‘바이러스 장염’에 걸려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장염은 계절을 불문하고 영유아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지만 어른들과는 달리 치명적일 수 있다. 독감이나 장염 모두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보니 요즘엔 독감과 장염이 함께 걸려서 오는 아이도 늘고 있다.

겨울철 바이러스 장염은 처음에는 가벼운 열감기 증상이었다가 갑자기 설사가 심해진다. 문제는 겨울이다 보니 부모들이 장염을 별로 의심하지 않는다는 것. 흔히 장염은 상한 음식을 먹었을 때 걸린다는 상식이 우리 아이가 장염보다는 감기에 걸렸다고 단정 짓기 쉽다. 이 때 과일, 주스 등 당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과 우유 등 유제품을 먹이게 되면 설사가 더 심해진다.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리면 장점막이 상처를 입게 되고 음식물의 흡수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겨울철 장염의 주범은 ‘로타 바이러스’다. 날씨가 추워지는 11월에서 이듬해 2~3월까지 유행하는데, 최근 들어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5세 이하의 어린이는 특히 이 로타 바이러스로 인한 장염을 주의해야 한다. 로타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의 배설물이 손에 묻었을 때 입을 통해 감염될 수 있으며, 장시간 손이나 물건의 표면에 묻은 상태로 살아있기 때문에 탁아소, 유치원, 놀이방 등에서 쉽게 전염될 수 있다.

일단 설사가 심해지면서 전해질 불균형이 오고, 2차적으로 탈수 증상이 심해져 쇼크가 오면 위험하다. 만약 아이가 잘 먹지 못하거나 구토가 심한 경우, 힘이 없어 처지는 경우에는 입원해 수액 치료를 받아야 한다.

모든 병이 그렇듯이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따라서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고, 아이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은 표면을 염소계 소독제를 이용하여 닦아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로타 바이러스는 손을 잘 씻어도 70% 밖에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예방 접종은 2개월 간격으로 3번 받으면 되는데, 만 1세 이상은 확실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생후 8개월까지는 접종을 마쳐야 한다.

만약 장염을 앓고 급성기가 지난 후에도 계속해서 설사를 하면 완치되지 않은 급성 장염, 유당불내성, 우유 알레르기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급성 장염 후 생기는 유당불내성은 장염 후 장점막이 손상되어 일시적으로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져 나타나는 경우로, 유당이 들어있지 않은 특수 분유를 먹이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 도움말 = 김덕희 세브란스어린이병원 원장

[김희진 매경헬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