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신경계 질환

[건강칼럼] 요통, 퇴행성관절염 다음으로 많은 만성통증의 원인은 ‘이것’

pulmaemi 2016. 5. 27. 16:57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만성통증은 침범부위에 따라 만성국소통증과 만성전신통증으로 분류되는데 만성전신통증은 신체의 좌·우측 부위와 허리를 기준으로 상·하 부위의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통증을 말한다.

1990년 미국류마티스학회에서는 만성전신통증이 있으면서 특정부위에 압통점이 있는 경우를 섬유근통증후군으로 분류했는데 이전에 섬유조직염, 비관절류마티즘, 정신류마티즘 등으로 불리던 질환들이 섬유근통으로 통일된 것이다.

서구에서는 전체 인구의 1~2%가 섬유근통에 해당된다고 보고돼있고 국내의 조사에서도 비슷한 빈도의 섬유근통 환자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영국의 경우 섬유근통은 전체 입원 환자의 5%을 차지하고 내과 외래 환자의 6%, 류마티스 외래 환자의 20%를 차지하는 중요한 질환으로 돼있다.

섬유근통은 다른 류마티스 질환들처럼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사람들이 감염, 외상, 정신적인 스트레스 그리고 류마티스나 내분비질환과같은 특정 환경인자에 노출됐을 때 발병한다.  

발병기전으로는 근육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골격근 가설’, 느린눈운동수면 중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알파파에 의해 섬유근통의 증상이 발생한다는 ‘수면장애 가설’ 등 여러 가지 이론이 있지만 중추신경계에서 통증을 조절하는데 문제가 있어 섬유근통이 발병한다는 가설이 가장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임상증상은 전신 통증이다. 전신통증과 같은 근골격계 증상 외에 피로, 수면장애와 같은 증상이 흔히 동반된다. 80% 이상의 환자에서 중등도 이상의 피로를 호소하고 일부에서는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수면장애는 환자의 65%에서 나타나는데 잠을 들기가 힘들고 자주 깨며 아침에 일어날 때 개운하지 않다고 한다. 심지어는 잠을 자러 갈 때보다 아침에 일어날 때가 더 피곤하고 힘들다고 호소한다.  

피로, 수면장애와 같은 증상보다는 적은 빈도이지만 편두통, 긴장성 두통, 과민성대장증후군, 월경곤란, 여성요도증후군과 같은 증상들도 섬유근통에 흔히 동반된다.

두통은 환자의 70%에서 나타나고 주로 긴장성 두통의 양상을 띠고 50%의 환자에서는 편두통이 동반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는 환자의 30%가 섬유근통이라는 보고도 있다.  

섬유근통은 아직까지 발병기전과 병태생리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아 치료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주가 된다. 일차적으로 섬유근통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데 섬유근통은 류마티스관절염과 달리 염증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불구가 되거나 관절이 변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고 인터넷이나 소문에 근거한 잘못된 치료에 매달리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한다.  

또한 정신적인 요인이 섬유근통의 발생과 관련이 있을 수 있고 만성적인 통증으로 인해 우울과 불안이 동반될 수 있지만 정신질환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해 둬야 한다.  

섬유근통 환자에서는 중추신경계와 척수에서 통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이 감소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뇌척수액에서 물질 P(substance P)와 같은 통증전달물질들이 증가돼 있는데 이는 섬유근통 환자에서 중추신경계의 통증 조절에 이상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약물치료도 이런 발병기전에 맞춰 감소되어 있는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농도를 올리는 약제와 증가돼 있는 통증전달물질을 억제시키는 약제를 사용해서 치료를 한다.  

비약물적 치료는 여러 가지가 제안된 바 있지만 효과가 입증된 것은 운동요법과 인지행동치료뿐이다. 운동은 수중 운동과 육상 운동 모두 효과적이고 저강도 또는 중등도의 강도로 일주일에 2~3회 최소 4주 이상 지속해야 효과가 있다.

운동이 섬유근통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처음부터 운동을 하도록 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치료로 증상을 어느 정도 호전시킨 후에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조작 조건화와 관찰 학습을 통해 행동을 바꾸게 하는 기법으로 정신질환 외에 다양한 류마티스 질환에서 통증을 조절할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