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우울증 겪는 노인, 자살 성향 3배 더 높다

pulmaemi 2015. 12. 30. 15:14
적절한 일상 운동…자살 위험 1/3 수준으로 ↓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우리나라는 10년 넘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가진 나라로, 연간 10만 명 중 약 29.1명이 자살로 사망하고 있다. 세계 평균 12.4명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노인 자살률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70세 이상 노인 10만 명 당 116.2명이 자살로 사망했고, 이는 다른 나라의 노인 자살률에 비해 최대 20배에 이르고 있다.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노인 9명 중 1명은 사망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은 우리나라 노인 자살 문제의 원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국내 최초로 코호트(cohort) 분석을 통한 연구를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경기도 오산시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 655명을 대상으로 2010년 2월부터 2013년 1월까지 국제신경정신분석도구 기반 개별 인터뷰를 통해 노인의 자살 성향, 자살 시도 등의 문제와 원인을 분석했다. 숙련된 간호사가 각 노인에게 1개월 동안의 자살 행동경향을 인터뷰하고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 달 간 자살 충동을 느낀 노인은 연간 1000명 당 70.7명, 실제 자살을 시도한 노인은 13.1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자살 성향의 발생은 우울증이 있는 노인에서 3배 이상 높았다. 또한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은 일단 자살 성향이 발생하면 만성화될 위험이 2배 이상 높았으나, 적절한 일상 운동이 이 위험을 1/3 수준으로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이외에도 자살성향이 있는 노인들 중 혼자 살거나 알코올 남용이 있을 경우 자살 시도의 위험을 6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자살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빈곤 노인에 대한 지원책과 더불어 지역사회에서 노인 운동을 장려할 수 있는 정책 개발이 필요하고, 독거노인에 대한 사회관계망 형성과 알코올 남용 등에 대한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기웅 교수는 “안타깝게도 높은 노인 자살률이 잘 떨어지지 않고 있는데, 독거 및 빈곤 노인의 증가와 우울증에 대한 소극적 대처가 노인 자살 문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노인에 대한 경제적 안전망 강화와 함께 일상에서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는 문화와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노인 자살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세계기분장애학회 공식 학회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최신호에 발표됐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