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빈곤아동, 과체중·빈혈 일반아동보다 훨씬 많아

pulmaemi 2009. 4. 12. 08:45

빈곤아동들은 폭식과 결식을 반복한다. 음식을 사먹을 돈이 없고 균형 잡힌 식사를 챙겨주는 사람이 없다. 본지가 2월 서울·부산·전북 지역 빈곤아동 150여 명을 취재한 결과 이 아이들 대부분이 끼니를 거르거나 폭식하고 있었다.

본지 의뢰로 서울대 의대 소아청소년과 신충호 교수팀이 분석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서울·부산·전북 지역아동센터 소속 초등학생 88명을 신체검사해 보니 31.8%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이었다. 나이와 성별이 같은 애들을 체질량지수(BMI·몸무게/키의 제곱) 기준으로 줄을 세웠을 때 BMI가 75~94%에 들면 과체중, 95% 이상이면 비만이다. 과체중과 비만은 서울 초등학생(12.9%)보다 높다.

열 명 중 한 명(10.2%)은 빈혈이었다. 흔히 빈혈은 남자보다는 여자가 많다. 그러나 조사 결과 남자가 여자보다 두 배 많았다. 서울 초등학생의 빈혈 비율은 1.57%다.

농촌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전북 완주군 화산지역아동센터 오미숙 대표는 “‘농촌 애들은 밥은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을뿐더러 챙겨 먹더라도 영양 잡힌 식사가 드물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신충호 교수
“제때, 골고루 식사하는 습관 누군가 가르쳐야”

서울대의대 소아청소년과 신충호 교수는 “끼니를 거르다 먹을 게 보이면 허겁지겁 먹는다. 어떤 것을 얼마만큼 먹을지 누군가 세심하게 챙겨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쉽게 비만이 된다. 빈곤아동에게 비만율이 더 높다면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빈혈 증세를 보이는 빈곤아동이 일반 아동보다 훨씬 많다.

“빈혈은 철분 부족 때문에 생긴다. 편식 등 부적절한 식습관이 원인이다. 끼니는 거르지 않더라도 평소 균형 잡힌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면 빈혈이 생긴다.”

-어린이인데도 고콜레스테롤 혈증과 간 기능 이상이 있는 아이가 4.6%가 나왔다.

“이번 검사에서는 부모의 병력을 확인하지 않아 정확한 원인을 알기는 어렵다. 유전적인 요소가 분명 작용하겠지만 콜레스테롤의 경우 비만과 상관관계가 높다.”

-빈곤아동의 비만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교육과 관심이 중요하다. 빈곤아동들은 부모한테 밥상머리에 앉아 배워야 할 것을 못 배운다. 학교에서라도 제때, 골고루, 적당히 먹는 식습관을 가르쳐야 한다.”

특별취재팀=안혜리·김기환·김효은·이승호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