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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자살 잇따라… 군대 인권 '아직도 바닥'(?)

pulmaemi 2009. 4. 9. 10:41

이번 달에만 3명 자살, 복무부적응 등 병영문화 개선 촉구돼

 

[메디컬투데이 김록환 기자]


군대 생활을 못 견디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젊은이들이 있다. 이번 달에만 벌써 3명이 자살을 시도해 군대 내 가혹행위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소위 '꿀맛같다'는 휴가 기간 동안 자살을 선택한 병사도 있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하는 실정이다. 이들 중 일부는 군대 내의 '구타 및 가혹행위'에 의해 마음 고생을 한 경우가 있어 군 인권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일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을 한 장모(21) 일병은 '선임 병사에게 구타당했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다. 선임병에게 맞아서 힘들다며 부대 내의 구타 및 가혹행위에 대해 폭로한 것.

비록 메모를 장 일병이 직접 작성한 것인지에 대한 것은 조사중이지만 유족들은 장 일병이 부대로 복귀하기 싫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대를 나와 모텔에서 스스로 목을 졸라 사망한 이모 이병(21)의 경우도 마찬가지. 그는 부대로 복귀하지 않은 상태에서 모텔 객실에 끈으로 목을 맨 채 숨진 채로 발견됐다.

심지어 자신의 여자친구와 동반 자살을 시도한 군인도 있었다. 전라북도 익산시에 위치한 한 여관 객실에서는 최모(21) 일병과 유모(19)양이 좁은 방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놓고 자살을 기도했던 것이다.

휴가복귀날 벌어진 이 사건의 과정에서 최 일병은 사망했고 같이 있던 유양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이 정확한 사망 원인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지만 자살을 선택하는 군인들의 행동 원인은 군생활의 어려움을 느낀 경우와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심리적 불안이 극대화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사회에서 경험하지 못한 선임병의 구타 및 가혹행위로 인해 휴가를 나온 후 부대로 복귀하기 두려운 마음에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와 개인적인 가족사나 고민거리로 인해 자살을 선택한 경우로 나뉜다는 것.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구타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일부 병사들의 경우 은밀하게 후임병을 때리고 욕설을 퍼붓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주로 이등병이나 일병처럼 군 생활에 적응해 가는 단계에서 이를 못 견디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또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현역 장병의 사망 및 구타 등 군사민원은 554건에 달했다. 3769건의 군사민원 중 15%에 해당하는 554건이 사망 및 구타와 관련된 고충이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건들에 대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하고 관계자를 처벌하는 것 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군 병영문화가 예전에 비해서 많이 개선됐지만 2년간 집을 떠나 있는다는 '심리적 불안감'이 겹쳐 자살이 발생하는 것이다"며 "집단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수사보다 병영문화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04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군내 자살자는 가정환경이나 이성문제로 자살하는 경우도 많지만 ▲업무부담 및 부대 부적응 ▲복무부적응 ▲자신감 결여 등의 복무 환경에 기인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주장이다.

군인복무규율에도 구타나 폭언 등의 사적제재는 불법이라고 명시됐지만 이처럼 자살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정부도 계속되는 병영사고에 대해 군대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살예방 교관화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군내 자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군대생활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군인들에게 구타나 가혹행위는 군대생활에 대한 싫증과 거부감을 한층 더 조장시킨다"며 "구타나 폭언 등의 가혹행위는 '사적 제재'로 인권을 유린할 뿐만 아니라 행위 자체가 불법적이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록환 기자 (
cihur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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