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4일 오전 11시 기준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감염의 우려가 커지고,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 보입니다.
메르스 확진 현황과 전망
– 가정 내 감염 확인, 지역사회 감염 발생 우려 –
오늘(2015년 6월 24일) 정부는 4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신규 확진자를 얘기하기 전, 어제 얘기를 먼저 해야겠습니다. 정부는 어제 오전 3명의 신규 확진자 발생 사실을 발표하면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오후에 발표된 역학조사 결과는 심각했습니다.
173번 환자는 170번 환자처럼 보건당국의 통제를 벗어난 상태에서 여러 병원을 전전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환자는 6월 15일 발열 등의 메르스 증상이 나타났는데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목차수내과, 상일동 본이비인후과, 강동신경외과, 강동성심병원 등 4곳의 병원을 들렀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71번 환자와 48번 환자도 감염경로가 혹시 가정 내 감염이 아닌지 의심받던 차에, 175번 환자는 118번 환자로부터 가정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강력히 추정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가정 내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인정해야 할 단계입니다.
메르스는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전, 대부분 병원 내 감염이었으나 소수의 가정 내 감염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가정 내 감염이 일어난 것이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통제 범위 밖에서 감염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정 내 감염이 일어났다는 사실은 이제 지역사회 감염의 단계에 접어들 위기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오늘(2015년 6월 24) 발표가 매우 중요했던 이유는 그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전, 정부는 지역사회 감염 우려를 더욱 크게 하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오늘 오전 발표에는 4명의 신규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추가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로써 총 확진자 수는 179명으로 증가했고, 사망자는 현재 변함없이 27명으로 치사율은 15.1%가 되었습니다.
확진자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통제 가능한지 아닌지’입니다.
통제범위 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느냐, 통제범위 밖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느냐?
그런데 어제와 오늘의 정부 발표는 통제 범위 밖에서 메르스 감염이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되면 개인위생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어야 하고 생활수칙도 바뀌어야 하기에 앞으로의 며칠 감염의 양상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오늘 발표된 4건의 신규 확진자에 대한 정부발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176번째 확진은 76번째로 확진된 환자와 6.6일 건국대학교병원 같은 병동에 입원한 사례임
- 177번째 확진은 14번째로 확진된 환자와 5.27~5.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진료 후 입원격리 중에 확진된 사례임
- 178번째 확진은 평택박애병원에 입원(5.29~6.6일)한 환자의 가족임
- 179번째 확진은 강릉의료원 간호사로서 96번째, 97번째, 132번째로 확진된 환자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됨
- 178번째와 179번째 확진에 대해서는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임
즉, 환자 4명 중 2명의 감염경로가 불확실하며 2개의 새로운 첫 확진자 발생 병원이 추가되었습니다. 평택박애병원과 강릉의료원이 추가된 것입니다.
정부는 “큰불은 껐고 잔불만 남았다. 6월 안으로 잡을 것이다”라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하지만 일부 친정부 인사들 외에는 그런 정부 주장에 동의하는 전문가들은 없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신중해야 할 정부가 근거 없는 자신감에 또 한 차례 실수했습니다.
지금은 잔불만 남았다고 큰소리를 칠 상황이 아니라 잔불이 어디에 남아있는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잔불이 언제든지 큰불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을 염려하고 이를 막는 데 집중해야 할 시기입니다.
퇴원자 및 치료자 현황
어제는 13명의 환자가 퇴원해서 총 퇴원자는 67명이 되었습니다. 93번 중국 국적의 중국인 환자도 퇴원했는데 정부는 치료비를 전액 정부가 부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반면 중국으로 넘어간 우리나라 환자는 약 14억 원에 이르는 치료비를 청구받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위험도 및 개인 수칙
지역사회 감염의 우려가 커짐에 따라 변동이 있습니다.
지역사회 감염은 이미 시작되었을 수도
‘지역사회 감염’이란 감염의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이 일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정부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감염 확산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는 병원이라는 환경에서 감염이 일어났고 이에 따라 감염자뿐 아니라 잠재적 감염자를 분류하여 가려내고 격리하는 일이 가능했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일어난다면 통제불능상태에 이를 수 있습니다.
전염병이 퍼지면 자신도 모르게 감염되었다가 지나가고 그사이에 항체를 가진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일정 수준이 넘어가면 이 때문에 전염병이 더는 퍼지지 못하는 단계에 이릅니다. 이를 집단면역이라고 합니다. 가능성은 매우 적은 일이기는 하지만, 집단면역 상태가 되기까지 희생을 치르며 기다리는 일이 없도록 더 큰 노력과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현재 동네의원에서 메르스 감염 의심환자를 발견하게 되어 보건당국에 검사를 의뢰해도 환자가 위험병원의 방문 등의 경력이 없는 경우 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선 의사들은 이렇게 입을 모읍니다.
“실제 지역사회 감염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이를 감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정부의 메르스 검사요건의 시급한 정책 변경이 요구됩니다.
요양원, 요양병원과 양로원
요양원, 요양병원과 양로원은 면역력이 떨어진 분들이 모여 계신 시설입니다.
요양원과 양로원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에어로졸 형태로 전파할 가능성이 큰 의료기관은 아니지만, 감염이 일어날 경우 단기간에 집단감염을 일으킬 위험이 상존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요양병원은 물론 요양원과 양로원의 방문을 삼가고, 이들 기관에서는 노인들의 건강상태에 대해 더욱 높은 수준의 감시가 요구됩니다.
평택성모병원의 진실 2
평택성모병원에서 있었던 초기대응을 어제 언급한 바 있습니다. 드러난 사실을 종합하여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5월 20일 처음 나온 역학조사관 3명이 병원장에게 “세계적으로 3차 감염은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면서 환자와 밀접 접촉한 의료진 등 10여 명만 격리조치 하고 끝남.
- 병원장은 1번 환자가 있던 8병동의 간호사들이 격리 조처되어 인력이 부족하자 8병동의 환자들을 7병동으로 옮김. 이 과정에서 이미 일부 환자가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미감염 환자들과 뒤섞는 바람에 다수의 추가 감염자가 발생.
- 추가 감염자가 속출하자 병원장과 의사들은 격리확대 및 병원폐쇄를 주장함. 그러나 이사장은 거절. 정부는 미온적 반응.
- 의사들의 격렬한 항의에 이사장이 뜻을 바꾸어 자진 휴원 형식으로 5월 29일 병원폐쇄조치 단행.
- 정부 측 요구에 환자들에게 ‘메르스’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기존 입원환자들을 타 병원으로 이송함.
- 이 때문에 또 다른 추가 감염환자들이 발생하고 메르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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