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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흔히 생기는 물혹’ 갑상설관낭종 새 수술법 개발

pulmaemi 2015. 3. 25. 13:11

기존 수술법 대비 배액관 삽입 빈도, 입원일수 단축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목에 흔히 생기는 물혹을 제거하는 새 수술법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하정훈 교수팀은 갑상설관낭종을 수술하는 기존의 시스트렁크(Sistrunk) 수술법을 개량해, 이 같은 효과를 입증했다고 25일 밝혔다.  

갑상선은 태아 때 혀뿌리 쪽에서 처음 생겨 목 아래로 이동하는데, 대게 이동흔적은 사라진다. 간혹 이동흔적의 공간에 분비물이 차면 물혹이 생기는데, 이를 갑상설관낭종이라 한다.  

드물게는 이 부위에 갑상선 조직이 남고, 매우 드물게는 갑상선암이 생긴다. 갑상설관낭종은 소아의 목 가운데에 생기는 물혹의 약 70%를 차지한다. 일반인도 초음파검사를 하면, 7%에서 다양한 크기의 갑상설관낭종이 발견된다. 
▲하정훈 교수(사진=서울대병원 제공)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목 한가운데 만져지는 구슬 모양의 혹으로 발견된다. 혀 안쪽과 통하는 길이 열려 있으면, 염증이 갑상설관낭종에 생기면서 갑자기 붓고 통증이 생기며 피부가 발갛게 변하다가 간혹 터져 나오기도 한다. 
 
증상이 없으면, 그냥 둬도 되지만, 염증이 반복되거나 미용적으로 나쁘면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 갑상설관낭종만 제거하면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설골(舌骨)의 중간 부분을 자르는 시스트렁크 수술이 널리 시행돼 왔다. 
 
설골은 혀뿌리에 붙어 있는 U자 모양의 작은 뼈다. 세 조각의 뼈가 가로로 이어져 있고, 각 뼈 사이에는 연골로 연결돼 있다. 나이가 들면서 연골이 뼈로 변화(골화, 骨化)해 한 덩어리의 뼈로 된다.  

교수팀은 뼈를 자르지 않고, 연골 부위에서 가운데 뼈를 분리해 설골 중앙부를 제거하는 새 수술법을 적용했다. 15세 미만 소아에서는 96%(27명 중 26명)가, 성인에서는 59%(32명 중 19명)가 골화가 완전하지 않아, 새 수술법을 적용할 수 있었다. 

그 결과, 기존 수술법(시스트렁크 수술)에서는 배액관 삽입 빈도가 평균 66.7%였으나, 새 수술법에서는 45%(성인), 19%(소아)로 줄었다.

배액관을 삽입했더라도 기존 수술법에서는 배액량이 57.8mL였으나 새 수술법에서는 45.9mL로 줄었다.  

배액은 인체의 장기나 피부 등을 절제할 때 생기는 혈액이나 체액이 나오는 것인데, 배액량이 적을수록 상처가 더 빨리 아물고, 감염 등 합병증이 적다. 

입원일수도 기존 수술법에서는 4.1일이나, 새 수술법에서는 2.8일로 줄었다. 새 수술법은 다른 합병증도 없었고, 수술 후 재발률도 1.7%에 그쳐, 다른 논문에 소개된 기존 수술법의 재발률 약 10%에 비해 매우 낮았다.  

하정훈 교수는 “소아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환자에서, 성인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환자에서 설골의 연골부위가 골화되지 않아서 새 수술법이 적용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팀이 개발한 새 수술법은 소아이비인후과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국제소아이비인후과학저널 3월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