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신경계 질환

바람만 스쳐도 ‘악’ 소리나는 통증이…대체 왜?

pulmaemi 2014. 12. 31. 20:30
삼차신경통, 미세혈관 감압술로 95% 이상 치료효과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60세 남성 김진백(가명)씨는 2개월 전부터 왼쪽 어금니가 아팠다. 최근에는 통증이 심해 치과에 갔지만 충치 이외에 별 다른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몇 주 전 부터는 안면을 움직이거나 바람만 스쳐도 왼쪽 안면부의 극심한 통증이 생겼다. 내원 3일 전 부터는 통증으로 인해 대화가 불가능하고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진 것이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최혁재 교수가 내린 진단은 삼차신경통. 

삼차신경통은 얼굴의 감각 뇌신경인 삼차신경에 이상이 생겨 얼굴부위의 감각적 전기신호를 왜곡하여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하는 병이다. 삼차신경통 원인의 95% 이상은 삼차 신경 주위의 뇌혈관이 삼차신경을 압박하는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혁재 교수는 “삼차신경통은 대부분 양치질이 힘들 정도로 아프고, 치통으로 오인해 치과에서 발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순간적으로 턱과 치아의 에이는 듯 한 통증이 발생하거나 뺨에 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반드시 삼차신경통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차신경통은 발작성으로 일정 기간 지속되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빈도와 강도가 점점 심해진다. 특히, 통증 자체도 고통스럽지만 사회생활이 어렵다는 것이 더 문제다.

보통 세수를 할 때나 식사 중에 통증이 오는데, 얼굴 한쪽에 칼로 도려내는 느낌 또는 전기가 감전된 듯 한 짧은 통증이 순식간에 나타난다. 심한 경우에는 얼굴에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감전되는 듯 한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거의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

삼차신경통은 주로 중년의 나이에 발병한다. 나이가 들면서 뇌혈관이 두꺼워져 삼차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또 나이가 들면 뇌의 크기가 줄어 신경과 혈관 사이의 해부학적 구조가 변하는 것도 한 원인이다.  

이러한 상황들이 지속적으로 신경을 자극시키고 결국 신경을 보호하고 있는 신경막을 손상시켜 신경통이 생긴다. 간혹 드물게 다발성 경화증이 있거나 뇌종양, 뇌혈관 기형이 신경과 신경뿌리 진입부를 압박하여 발생하기도 한다.

최 교수는 “정확한 문진을 통해 특징적인 증상을 보고 진단을 하지만, 타 질환과 감별하기 위해 뇌 자기공명영상촬영(MRI)과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등을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차신경통의 치료방법은 크게 두 가지. 첫 번째 방법은 미세혈관 감압술이라는 수술적 치료이다. 95% 이상에서 치료효과 있고, 안면감각 저하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수술은 전신마취 하에서 시행하며, 귀 뒤의 머리만 조금 깍고 시행하므로 수술 후 미용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고, 수술 후 일주일이면 퇴원이 가능해 퇴원 후 대부분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두 번째 방법은 고주파 삼차신경 절제술 등과 같은 최소 침습적인 시술이다. 최소 침습적 시술의 경우 전신마취나 수술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안면감각이상과 같은 부작용이 25% 정도 발생하고, 25%의 환자는 재발하는 단점이 있어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노인 환자들에게 대체로 사용된다. 

최혁재 교수는 “삼차신경통 수술은 정밀한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실력과 경험이 풍부한 숙련된 의료진에게 수술을 받아야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며 “삼차신경 치료에 대한 다양한 치료법을 행할 수 있는 의사를 만나야 개개인에게 알맞는 치료를 효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