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술 안 마시는 날, 왠지 모르게 허전하다

pulmaemi 2014. 7. 24. 09:29
알코올의존증, 다른 질병과 달리 정신적·신체적 문제 같이 발생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 영업팀에서 일하고 있는 노모(남·33)씨는 부서 특성상 접대하는 일이 잦다. 그러다보니 거의 매일 저녁 폭탄주 등 과음을 일삼았고 결국 몸이 힘들어 부서이동을 하고야 말았다.  

하지만 부서 이동 후에도 이상하게 술이 없으면 허전함을 느끼던 노모씨는 스스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급기야 물건을 부수는 등의 난폭한 행동을 한 사실을 알게 됐지만 기억은 전혀 나지 않았다.  

알코올은 우리 두뇌를 길들여서 한 잔 마시면 다음 잔을 부르고 조금 마시면 더 많이 마시도록 만든다.  

이는 알코올이 ‘대뇌 보상회로’라고 부르는 쾌락중추를 직접 자극해 음주 행동이 학습되기 때문에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매일 꾸준히 마시는 술은 우리 몸을 변화시키고 결국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알코올의존증이란 병적인 음주의 양상을 나타내거나 음주로 인해 사회적, 직업적인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 또는 음주의 감량이나 중지에 따른 금단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 질환의 원인으로는 심리적 원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심리적 원인으로는 ▲대인관계에서 갈등 해소를 위해 ▲스트레스, 불안, 우울을 해소하기 위해 ▲음주 시의 흥분, 쾌감을 얻기 위해 ▲금단 증상 해소를 위해 등이 해당된다.

환경적 요인에는 ▲술을 권하는 사회 ▲과음, 폭탄주 문화 ▲술 잘 마시는 것은 남자다움, 능력으로 간주 하려는 분위기 등이 있다.  

술을 마신다 해서 모두 알코올의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술을 마셔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알코올로 인해 신체적 의존이 생겼을 때이다.

즉 내성과 금단증상이 일어나는 것을 말하는데 내성이란 일정한 음주량으로 만족도를 느끼지 못해 계속해서 양을 늘리게 되는 현상이고 금단증상은 음주를 줄이거나 끊으면 생기는 식은땀, 두근거림, 손떨림, 불안 등 신체와 정신적으로 나타나는 불편이다.

일단 알코올의존증에 걸리게 되면 다른 질병과는 다르게 정신적·신체적인 문제가 같이 발생하게 되는데 신체적으로는 간과 췌장에 손상이 간다.

간은 알코올 외에도 약과 음식 등 섭취하는 대부분의 것들을 해독하는 역할을 하는데 알코올이 들어가면 간을 손상시켜 해독기능이 저하돼 간염이 생길 수 있고 나중에는 간경화까지 진행될 수 있다.  

또한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곳으로 당뇨병과 연관이 있는데 과음을 하게 되면 췌장염을 일으켜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아 결국은 합병증으로 당뇨병이 오게 된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수정 교수는 “알코올의존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임상 특징에 따라 적합한 치료를 실시할 수 있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서 혼자서 끊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하며 알코올의존증을 키우기보다 하루라도 일찍 치료센터를 방문래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