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계 질환

수면 내시경 검사, 이제 프로포폴 없이 가능하다

pulmaemi 2014. 5. 15. 14:00

수면 진정 효과 2배 이상 개선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호흡곤란 등 부작용의 위험이 큰 프로포폴. 수면 내시경 검사에 프로포폴 사용 없이 수면 진정 효과를 개선시키는 방법이 임상을 통해 확인됐다.

서울대학교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 이상협 교수 연구팀은 프로포폴을 사용하지 않고도 수면 담췌관 내시경 시 수면 진정 효과를 2배 이상 개선시킬 수 있음을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수면 내시경 검사를 위해서 미다졸람과 프로포폴 등을 수면 진정제로 투여한다. 미다졸람은 부작용의 위험은 작으나 수면 진정 효과가 떨어지고, 프로포폴은 수면 진정 효과가 우수하나 호흡 곤란 등 부작용의 위험이 크다.

최근 연구에서는 수면 진정제 중 하나인 덱스메데토미딘과 미다졸람을 함께 투약하면, 수면 진정 효과를 개선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외과적 수술이나 동물실험에서 밝혀진 것으로, 수면 내시경 검사에서는 확인된 바 없었다.
▲이상협 교수(사진=서울대병원 제공)


연구팀은 내시경역행췌담관조영술(ERCP)을 앞둔 환자 110명을 대상으로 덱스메데토미딘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전향적 임상시험을 세계 최초로 진행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미다졸람과 메페리딘(통증 마취제 일종)을 투약 시킨 후, 비교군(53명)에는 덱스메데토미딘을 대조군(57명)에는 생리식염수를 투여했다. 그 후 내시경 검사 중 수면 진정 효과와 부작용을 비교 했다.

환자의 수면 진정 효과를 수치화 한 RSS(1~6점)를 확인, 지속적으로 3점 이상인 환자의 비율을 살펴본 결과, 비교군에서는 75.5%(40명)인 반면 대조군은 36.8%(21명)로 낮게 나타났다.

RSS는 점수가 높을수록 수면 진정 효과는 크며, 수면 내시경 검사 시, RSS가 3점 이상이면 적정한 수면 진정 효과로 본다.

적정한 수면 진정 효과를 위해 추가로 투약된 미다졸람 용량도 비교군이 대조군에 비해 적었다. 덱스메데토미딘 병용 투약이 수면 진정 효과를 상승시켜, 추가로 필요한 수면 진정제(미다졸람)가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또한 수면 마취 후 회복 시간에도 영향을 미쳐, 검사 후 15분 이내 회복하는 비율이 비교군은 68%인 반면 대조군은 32%로 나타났다. 비교군이 대조군에 비해 수면진정제(미다졸람)를 적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환자의 고통과 만족도에서도 차이가 났다. 내시경 검사 후 비교군의 고통지수(0~100점)는 12점인 반면, 대조군은 32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비교군의 만족지수(0~100점)는 82점인 반면, 대조군은 59점으로 낮게 나타났다.

양 군 모두,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으나. 검사 중 산소 공급을 한 경우가 비교군에는 1회인 반면 대조군에는 11회로 나타났다.

미다졸람과 덱스메데토미딘 병용투여는 뇌에 있는 GABA 수용체(신경전달물질의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진정효과를 상승시키는 것으로,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상협 교수는 “프로포폴은 수면 진정 효과가 뛰어나나 치료 범위가 상당히 좁아, 조금만 과량을 사용해도 치명적일 수가 있다” 며 “최소의 부작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혀진 미다졸람 덱스메데토미딘 병합요법이 그 역할을 크게 해 줄 것으로 생각된다” 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소화기내시경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인 ‘endoscopy’지 4월호 표지논문으로 발표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