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갑상선암 과다 진단, 긴급 대책 필요"

pulmaemi 2014. 3. 26. 14:36

의사연대 "조기 진단·조기 치료 강조가 갑상선암 증가 부추겨"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의사들이 갑상선암 과다진단에 대해 정부와 의료계의 긴급 대책을 촉구했다.

갑상선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 연대(이하 의사연대)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더 이상 대한민국의 기형적인 갑상선암 증가에 대해 침묵으로만 대할 수 없다"며 "우리는 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정부와 의료계의 긴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사연대에 따르면 2011년 대한민국에서 갑상선 암 환자는 약 4만여 명이 발생했다. 이는 인구 10만 명 당 81명이며 세계 평균의 10배 이상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 갑상선암인 세계 유일한 나라이다. 갑상선암 발생 증가 속도 역시 세계 신기록이다.

의사연대는 "갑상선암 환자의 증가가 국민을 불안에 빠뜨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0여 년간 정부와 의료계는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갑상선암 환자가 증가하는 원인을 밝히지는 못하고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를 강조함으로써 갑상선암 증가를 오히려 부추기는 상황을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갑상선암의 증가에는 환경요인에 의한 자연적인 증가가 포함돼 있을 수 있으나 심각한 자연재해나 방사능 누출 사고 등의 뚜렷한 이유가 없어 이토록 기형적인 증가의 원인으로 과다 진단 말고는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갑상선암 조기 진단이 엄청나게 증가했으나 갑상선암으로 사망하는 환자의 수는 30년 전과 비교해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갑상선암 증가의 대부분이 과도한 건강 검진에 의한 과다진단 임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각 국립병원과 대형병원마저도 의학적 효과성에 대한 검토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건강검진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 대부분의 과다진단이 유발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의사연대에 따르면 현실적으로는 우리 사회에 갑상선암이 증가하면서 국민들은 과도한 갑상선암 불안증에 휩싸이고 결과적으로 의료진은 미세한 갑상선암이라도 놓치지 않아야 하는 중압감으로 더욱 자세히 진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됨으로써 오히려 갑상선암의 발생은 더욱 증가하는 악 순환의 고리에 빠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우리나라의 갑상선암 발생은 앞으로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이로 인해 엄청나게 많은 환자들이 불필요한 검사와 수술, 약물치료를 받아야 하는 희생을 치러야 함은 물론이고 평생 암 환자로 살아야 하는 정신적 고통과 의료비를 감당해야 한다는 게 의사연대 측은 설명이다.

의사연대는 "의학적 효용성이 입증되지 않은 건강검진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중단하고 의사의 조언 없이 이뤄지는 건강검진이 불필요한 진단과 치료로 이어져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으므로 국가는 국민이 건강검진의 득과 실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 사실을 적극 홍보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국가는 갑상선암 과다진단이 의료정책에 기인한 것임을 인식하고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사연대는 ▲이재호(가톨릭대) ▲김소영(예방의학전문의) ▲박종혁(충북대) ▲서홍관(국립암센터) ▲성지동(성균관대) ▲신상원(고려대) ▲안형식(고려대) ▲홍영준(원자력병원) 등의 의사들이 참여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